‘독립기념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불꽃놀이이다. 미 전국의 경기장, 놀이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거대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동네마다 뒷마당에서는 작은 폭죽들이 터진다.
불꽃놀이 폭죽 제작기술이 발달해서 지금은 음악과 레이저 등과 조화를 이루며 예술의 경지를 넘나들지만, 대부분의 발명이 그러하듯 ‘불꽃’도 시작은 우연이었다.
불꽃놀이라는 재미있는 기술을 인류에게 선사한 민족은 중국인들이다. 중국에서 폭죽이 처음 발명되었다. 불꽃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보통 2,000년쯤 전 부엌에서 최초의 폭죽이 터진 것으로 전해진다.
대나무 줄기를 불에 굽던 중 너무 태워 겉은 새카맣게 타고 속에 있던 공기가 팽창하면서 터진 게 인류 최초의 폭죽이었다는 것이다.
그보다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도 있다. 어느 조리사가 야외 취사장에서 대나무 줄기를 태우던 중 우연히 숯과 유황, 초석을 집어넣었다는 것이다. 당시 부엌에서 쉽게 볼 수 있던 물질들이자 바로 화약의 재료이다. 대나무 줄기 속에 갇힌 이들 혼합물이 가열되면서 폭발한 것이 원조 폭죽이라고 한다. 원시적 수준의 폭죽이다.
제대로 된 폭죽이 만들어진 것은 그로부터 1,000년 쯤 후였다. 송나라 때 후안성에 살던 리 티안이라는 승려가 폭죽 발명가로 전해진다. 승려는 대나무 속에 화약가루를 채워 넣고 불구덩이에 던져 폭발하게 했다고 한다.
승려가 폭죽을 만든 데는 이유가 있었다.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귀를 쫓기 위해서였다. 승려가 폭죽을 선보이자 사람들은 굉음을 내며 불꽃을 터트리는 무서운 물체가 악귀를 쫓는다고 믿어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중국에서는 매년 4월18일이면 불꽃놀이로 리 티안을 기리며 제사를 지낸다.
중국의 불꽃놀이를 서구로 전한 인물은 마르코 폴로. 13세기 그가 중국의 화약을 유럽으로 가져가면서 불꽃놀이도 함께 전해졌다. 이탈리아에서 유럽 최초로 불꽃놀이가 시도된 후 르네상스 때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이후 대관식 등 궁중행사에서 불꽃놀이가 빠지지 않았는데, 러시아의 피터 대제, 프랑스의 루이 16세,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등은 특히 열렬한 불꽃놀이 애호가로 꼽힌다.
불꽃놀이가 미 독립기념일 전통으로 자리 잡은 것은 존 애담스(2대 대통령) 덕분이었다. 독립선언에 서명도 하기 전날인 1776년 7월3일 그는 부인 아비게일에게 가슴 벅찬 편지를 썼다. 독립이 되고 기념일이 되면 “대륙의 이 끝부터 저 끝까지 지금부터 영원토록, 한껏 화려하고 성대하게, 쇼, 게임, 스포츠, 총, 종, 불, 조명을 총동원해” 축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첫 독립기념일인 1777년 7월4일 필라델피아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진 후 이제까지 불꽃놀이는 독립기념일의 가장 중요한 전통이 되었다.
과거 중국이 인류에게 불꽃 기술을 선사했다면 지금은 불꽃 폭죽을 공급한다. 지난해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폭죽은 2억9600만 달러어치. 올 독립기념일에도 미국의 하늘은 중국산 폭죽으로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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