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침의 시
----------------
당신은 너무 주기만 해요, 심리상담사가 말했다.
받는 법을 배워야 해요. 여자를 처음
만나면, 당신은 책을 빌려주죠.
책을 돌려주기 위해 그녀가
당신을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보세요, 그녀는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답니다.
더구나 당신을 다시 만나면
그 책에 관해 묻을 거고 또 책을
더 빌려주기도 할테니
그것이 두렵죠.
그래서 그녀는 데이트를 취소해요. 결국
많은 책들만 잃게 되는 거죠. 당신이
그녀에게 책을 빌려야 되는 거예요.
착한 사람이 늘 인간관계에서 손해를 본다. 많이 주면 뭔가가 잘 될 것 같지만 세상사란 것은 오묘해서 더하기 빼기가 딱 들어맞지가 않다. 호의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이라는 책을 자꾸 열어 보여주는 것도 문제다. 빌려준 쪽이 아니라 빌려오는 편, 보여준 쪽이 아니라 감춘 쪽이 주권을 잡는 수가 허다하다. 관계는 결국 정치다. 인정하고 싶거나 말거나 relationship은 감성의 정치다. 밀땅 못하고 퍼주기만 하는 순진 답답파는 계속 책과 애인을 잃을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오래 오래 착한 시의 주인공으로 남을 것이다. 임혜신<시인>
<
Hal Sirowitz 작 임혜신 옮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