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우리에게 세상의 소금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항상 변하지 않고 요긴하게 쓰이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고대사회에서 소금은 아주 귀중한 재산이었다. 소금을 놓고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심지어 소금은 화폐의 기능까지 했다. 로마시대에는 소금을 병사들 봉급으로 지급했다. 돈으로 사용된 이런 소금은 ‘살라리움’(salarium)이라 했는데 봉급을 뜻하는 영어 샐러리(salary)는 여기서 유래했다.
이처럼 귀한 취급을 받던 소금이 지금은 천덕꾸러기가 됐다. 널려 있는 값싸고 흔한 물품이 되다보니 그 누구도 소금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들어서는 소금이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기피존재로 전락했다.
가장 폭넓게 퍼져있는 인식은 음식을 짜게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유별나게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들은 ‘저염 식단’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지나친 나트륨 섭취는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게 통설이다. 그래서 미 식품의약국은 하루 소금 섭취 권장량을 2.3g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와 미 심장학회는 이보다도 더 적은 양의 섭취를 권고한다.
그런데 최근 소금과 고혈압 간에 별 상관관계가 없다는 내용의 연구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소금의 유해성과 관련한 논란을 촉발시키고 있다. 지난 달 보스턴의대 연구진은 나트륨을 하루 섭취 권장량보다 적게 먹는 사람이 많이 먹는 사람들보다 장기적으로 혈압이 더 높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금까지의 통설에 완전 배치되는 내용이다. 남녀 2,632명을 대상으로 16년 동안 관찰한 결과라니 쉬 면박하기도 힘들다. 비슷한 내용의 연구가 2년 전 파리대학에 의해 발표되기도 했다. 당시 연구진 결론은 고혈압은 소금보다는 나이, 알코올, 비만 등의 영향을 더 받는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짜게 먹는 게 몸에 나쁘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너무 소금을 먹지 않아도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다. 소금은 우리 몸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진대사와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고 삼투압으로 수분의 양을 조절해 알칼리성으로 치우치지 않게 전해질의 균형을 잡아준다. 이런 역할을 하는 소금을 너무 적게 먹었더니 심혈관 질환이 증가했다는 논문도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뉴욕타임스는 러시아 우주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짜게 먹으면 물을 많이 먹게 된다’는 일반적 생각과 달리 소금 섭취가 많을수록 장기적으로는 물을 덜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보다 더 관심이 가는 내용은 쥐 실험에서 고염 음식을 섭취하도록 했더니 칼로리 소모가 증가했다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다이어트를 위해 소금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소금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많을 수 있다는 게 기사의 결론이다.
많은 질환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소금. 소금의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할 법도 하다. 모든 영양소와 음식들이 그렇듯 소금 역시 적당히 알맞은 양을 먹는 게 지혜로운 섭취법이다. 소금 얘기를 하다 보니 한국의 새 정부가 사회의 부패를 막아내고 국민들을 이롭게 하는 ‘소금 같은 정치’를 펼쳐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덩달아 고개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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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재밌는기사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