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은행들 론오피서 부족현상 심각
▶ 여기저기 옮겨다니고 다른 은행서 빼가기도
<경제 포커스>
한인은행권에 융자담당자인 론 오피서 부족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젊은층의 주류은행으로 이직이 원인으로 다급해진 은행들이 서로 인력 빼가기에만 몰두하면서 출혈 경쟁을 부추기고 대출 자산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 한인은행은 론 오피서를 찾던 중 다른 한인은행에서 근무 중인 적임자와 접촉했다. 현재보다 높은 연봉을 제시하자 이 오피서는 며칠 뒤 다시 연락해 와서 “지금 근무하는 은행에서 당신이 제시한 연봉을 맞춰주기로 했다. 나를 스카웃하려면 더 많은 연봉을 줘야 겠다”고 엄포를 놨다.
뒷통수를 맞았다는 이 은행의 관계자는 “아무리 론 오피서가 귀해졌다지만 이런 추잡한 모습은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흔치 않은 사례지만 최근 론 오피서 기근 현상의 단면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는 평이다.
다른 은행의 HR 담당자는 “일반 융자는 물론, 연방중소기업청(SBA) 론을 취급할 수 있는 직원들도 씨가 말랐다”며 “대출 신청은 꾸준히 들어오는데 일손이 부족해 론 오피서들이 주말까지 반납하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의 고위 관계자도 “대출사무소(LPO)만 내면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지역들이 있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다”며 “요즘은 직원 구하러 다니는게 주요 업무가 됐다”고 말했다.
론 오피서 부족 현상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젊은 론 오피서들이 은행의 크기를 떠나 광범위하게 주류은행으로 떠나면서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 금융위기 직후에도 체이스, 웰스파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로 이직이 있었지만 현재는 LA와 남가주에 본점을 둔 리저널 뱅크 및 커뮤니티 뱅크까지 이직의 폭이 넓어졌다.
실제 캘리포니아 뱅크 앤 트러스트, 시티 내셔널 뱅크, 이스트웨스트 뱅크, 프리퍼드 뱅크 등이 한인 론 오피서들을 대거 영입하며 일부 은행의 SBA 센터에는 한인 직원들이 넘쳐난다는 말까지 들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에 분업화된 업무 환경, 유리한 커리어 관리 등이 젊은 론 오피서들을 유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직원들을 잃은 은행들은 조급해져 최근 타주의 한 은행 LPO는 실적 상위권을 달리던 직원 3명을 인근의 경쟁 은행에 뺐겼고, LA의 한 융자회사는 경쟁 회사의 팀 한개를 통째로 스카웃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상황이 이러니 론 오피서들의 몸값도 크게 올랐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니어급만 되도 연봉 10만달러를 넘기는데 웬만한 지점장보다 많이 받는 경우도 많아졌다”며 “예전에 10년 이상 걸렸던 부행장 승진도 요즘 론 오피서들은 5~6년만에 하는데 몸값이 너무 높아졌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저기서 부작용도 감지된다. 타인종 인력을 들였다가 기업 문화 등이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거나, 당장 직원이 급해 평판이 좋지 못한 론 오피서를 채용했다가 곤혹을 치른 곳도 있다. 또 통상 첫 6개월은 실적과 관계 없이 두고 본다는 계약 조건을 달았는데 월급만 축내고 다른 곳으로 떠나는 철새족도 있다.
은행들도 상황이 심각하며 우려스럽다는 데는 동의한다. 인건비로 지나치게 큰 금액이 지출되고, 다른 직원과는 위화감이 커지며, 대체할 직원이 없어 징계 등의 수단이 사실상 없는 등 사태가 장기화되면 전반적인 대출 자산의 품질이 악화될 우려까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한인은행의 행장은 “인재를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서로 직원 빼앗기에만 몰두하면서 공멸의 길을 걷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며 “경쟁도 좋지만 론 오피서 등 인재 양성은 공통의 과제이니 한인은행들이 합심해서 인재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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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자본주의에서 고용자가 할수 있는 유일한 저항은 바로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 주는 회사로 가는것이다. 이것을 이해 못하는 회사는 경쟁력이 떨어질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맞는 말이네요.
있는 직원에게 대우해주면 다른곳으로 옮길 이유가 없겠죠. 지금 다니는 회사가 좋은데 안좋은 대우로 이직할 사람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