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12월 17일 아침 10시 35분 오빌 라이트가 조종하는 비행기가 노스 캐롤라이나 키티 호크의 한 해변에서 시속 27마일의 강풍을 뚫고 하늘로 날아 올랐다. 비행 시간은 12초, 비행 거리는 120 피트에 불과했지만 인류 역사상 처음 인간이 동력 기관을 이용해 하늘을 난 순간이었다.
지금은 수 백명의 승객을 태운 점보기가 태평양과 대서양을 하루에도 수없이 날아다니고 인간이 달나라에 갔다 온 것도 여러 번이다. 이 모든 것이 100년 전 키티 호크에서 일어난 짧은 비행에서 시작됐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말씀이 이처럼 들어맞을 수는 없다.
인간이 첫 동력 비행을 시작한지 100년이 지난 지금 비행기 역사에 새로운 막이 올라가고 있다. 하늘을 나는 ‘에어 카’의 출현이 그것이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후원하는 키티 호크사가 이번 주 1인용 항공기인 ‘키티 호크 플라이어’를 공개했다. ‘스타 워즈’에 나오는 스피더 바이크를 연상시키는 이 물건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드론의 일종으로 현재는 한적한 곳의 수면 위만 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회사 경영 총책임자인 세바스천 스런은 “개인 운송의 혁명”을 예고하며 이것이 개인 비행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나는 자동차’ 사업에 뛰어든 회사는 이밖에도 많다. 우버는 현재 에어택시를 개발 중이며 연방 항공국은 작년 테라푸지아사가 만든 ‘트랜지션’에 경비행기 자격을 부여했다. ‘트랜지션’은 글자 그대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평소에는 차처럼 굴러 가다가 비행장에 들어서면 날개를 펴고 비행기로 변신한다.
지난 주에는 슬로바키아의 에로모빌사가 비슷한 모델을 공개하고 시판에 들어갔다. 가격은 대당 130만에서 160만 달러로 비싼 편이고 이를 몰려면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이 필요해 아직은 특수층의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키티 호크 플라이어는 조종사 면허가 필요없고 가격도 이보다는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말부터는 시판에 들어갈 전망이다.
보잉의 경쟁사인 유럽의 에어버스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VTOL의 시험비행을 올해 안에 할 계획이며 테라푸지아의 ‘트랜지션’과 비슷한 모델도 개발 중이다. 중국의 이행(Ehang)사는 대형 드론인 ‘나는 택시’를 개발해 네바다에서 시험비행을 허락받았다. 이 택시의 비행거리는 20마일 정도다.
일반 시민들이 ‘에어 카’를 타고 하늘을 나는 꿈이 이뤄지려면 수많은 기술적 법적 장애를 넘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몰다 공중 충돌하거나 운전 미숙이나 연료 부족으로 추락할 경우 그 피해가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이것이 출퇴근용으로 사용되려면 30~50마일 정도는 날아줘야 하는데 현재 기술력으로는 크게 모자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에어 카’ 개발이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라면서 이런 기술적 문제점은 시간이 가면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당국도 이것이 실용화 단계에 들어갈 때에 대비한 준비에 들어갔다. 2년 전부터 국립우주항공국(NASA)은 드론 시대에 발맞춰 ‘나는 택시’와 드론을 비롯한 모든 항공기의 통합 관제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이다.
평범한 직장인이 날로 심해져 가는 교통체증에 시달리지 않고 기분 좋게 하늘을 날아 출근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기분 좋다. 지금은 아득한 꿈같은 이야기지만 100년 라이트 형제가 12초 간 하늘을 날았을 때 요새 같은 점보 제트기 시대를 예고한 사람은 없었다. 집집마다 개인 비행기를 차고에 두고 사는 날이 오지말란 법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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