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 카터. W. 부시. 이들은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까지 미국 대통령은 45대째 이어지고 있다. 이중 가장 위대한 대통령은 누구일까. 1948년 하버드대학 교수였던 아서 슐레진저 1세가 55명의 역사학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 그 효시다. 이후 줄기차게 이어져온 것이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조사다.
워싱턴. 링컨.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들은 조사 때마다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지목된다. 그 반대, 그러니까 ‘최악의 대통령’ 타이틀 소지자는 조사 때 마다 다소간 달라진다.
닉슨. 카터. W. 부시. 현대의 대통령들이다. ‘역사’의 범주에 넣기에는 조금 성급한 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 역대 대통령 평가에서 최악 수준을 맴돈다. 그게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다.
미국 사회는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사임한 그에게 정치적 사망선고를 내렸다. 그 닉슨에게 따라 붙었던 별명은 거짓말쟁이였다.
오랜 칩거 끝에 ‘나’를 버렸다. 정파도 초월했다. 그리고 저작활동을 펼쳤다. 그 닉슨에게 후임 대통령들도 귀를 기울이게 되면서 그는 어느 덧 ‘워싱턴의 현자(賢者)’로 대접받게 됐다.
그 말년의 닉슨에 대해 미 언론은 이렇게 평했다. “전직 대통령직에 출마해 성공했다.”
무기력한 대통령의 표본이다. 카터 대통령에게 쏟아지는 비난이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퇴임 후 그는 초연히 없는 자를 돕는 일에 매달려 왔다. 해비타트운동이 그것이다. 그 봉사로 카터는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현직 대통령 때보다 더 많은 영향을 끼쳐온 인물’로 그에 대한 평가가 바뀌었다.
만신창이가 됐다. 퇴임 무렵의 W. 부시가 맞이했던 처지다. ‘악의 축’을 운운하면서 이라크를 침공했다. 전황이 악화되면서 수렁창이에 빠졌다. 엎친데 덮쳤다고 할까. 그 와중에 찾아온 것이 월스트리트 붕괴 상황이다.
사면초가 속에 부시는 백악관을 떠났다. ‘최악의 대통령 캔디데이트’란 오명과 함께.
그 부시가 퇴임 후 그린 초상화 작품집이 워싱턴포스트가 선정하는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다가 부상한 상이용사들을 모델로 만든 게 부시의 초상화 작품집이다.
아마추어 화가다. 그러나 작품 하나하나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 이라크전쟁을 결정한 미국 최고사령관으로서의 책임감이랄까 하는. 그 작품집을 한 때 부시 공격에 최선봉을 맡았던 워싱턴포스트는 베스트셀러 1위로 선정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의 포토라인에 섰다.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범죄 피의자로 검찰조사를 받는 네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떤 처지에 몰리게 될까. 탄핵을 당하고 또 뇌물수수 등 무려 13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니….
전직 대통령의 경험과 지혜, 그리고 정파를 초월한 조언은 엄청난 정치적 자산이다. 그런 ‘전직’들이 형사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다. 그 저주의 사슬이 끊어질 때는 과연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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