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태자, ‘#82’
우린 몹시 피곤했고, 몹시 즐거웠지-
연락선을 타고 우리는 온 밤을 오고 갔다네.
텅 비고 밝고, 그리고 마구간 냄새가 났었지-
하지만 우리는 불꽃을 응시하며, 식탁에 몸을 기대었지,
언덕 위, 달빛 아래 누워 있었지
휘파람 소리는 끊임없었고, 새벽은 빨리도 왔다네
우린 몹시 피곤했고, 몹시 즐거웠지-
연락선을 타고 우리는 온 밤을 오고 갔다네.
넌 사과를 먹고 나는 배를 먹었지
어딘가에서 산 12개의 사과와 배:
하늘이 훤해지고, 바람은 차가와지고,
그리고 한 양동이 금을 흘리며, 태양은 떠올랐지
우린 몹시 피곤했고, 몹시 즐거웠지-
연락선을 타고 우리는 온 밤을 오고 갔다네.
숄을 어깨에 걸친 어머니에게 “굿모닝 엄마”
손을 흔들어 인사를 보냈지.
그리고는 읽지도 않을 신문을 샀다네;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지 사과와 배를 주신
“신의 축복을!”
우리는 가진 돈 전부를 어머니께 드렸지만
전철표 만은 남겨두었다네.
Edna, St Vincent Millay ‘추억’
임혜신 옮김
연락선을 타고 다니며 이들은 무엇을 했던 것일까? 어머니께 돈을 드린 것으로 봐서 어떤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일까. 그런데 그 기억이 참으로 즐겁게 그려져 있다. 피곤했고 또 즐거웠다는 구절은 노래처럼 세 번이나 반복된다. 이 시인은 실제 Greenwich 빌리지에서 살았던 기억을 ‘ 무지 무지 가난하고 즐거웠던’으로 회상하기도 했다. 어딘가로 갈 수 있는 차 표 한 장만이면 즐겁기만 하던 그 시절, 지금은 깊이 숨어버린 당신의 영혼 속의 오랜 기억일지도 모른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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