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조용한 것 같더니 또 일을 저질렀다. 북한이 미사일을 쏴 올린 것이다.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우리 식의 새로운 전략무기체계인 지상 대 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탄 북극성 2형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아마도 당분간은 미사일발사를 자제할 것이다. 그동안의 관측이었다.
탄핵정국을 맞아 한국의 대통령 선거 일정이 앞 당겨졌다. 이런 정황에서 미사일발사는 보수 후보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정책이 어떤 형태를 취할지 기다리며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내려진 관측이었다.
그 예상이 빗나갔다. ‘나 여기 있노라’라는 식으로 북한은 미사일을 쏴 댄 것이다. 이 북극성 2형 시험발사로 가장 득을 본 나라는 그러면 어느 나라일까. 일본이 아닐까.
트럼프 행정부 등장과 함께 국제사회를 뒤덮고 있는 것은 불확실성이란 검은 구름이다. 일본이 그동안 보여 온 우려는 트럼프가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것.
때문에 아베 일본 총리는 외교적 프로토콜도 무시하고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를 만나러 미국행에 나서는 저자세 외교행보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주말의 트럼프와의 정상회담도 그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 불안감을 확실하게 해소해 준 것은 ‘미일 정상회담 중이란 절묘한 타이밍’에 이루어진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다. 미사일이 발사되자 예상대로 두 정상은 단호하게 북한을 규탄했다.
트럼프는 또 이런 말도 했다. “위대한 동맹인 일본을 100% 지지한다는 점을 모든 이들이 이해하고 충분히 알았으면 한다.” 다른 말이 아니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미국의 동맹이란 사실을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몹시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모처럼의 대화로 경색된 양국 관계를 풀어가려는 시점에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해온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에 대해 강경발언을 거듭해왔다. 북극성 2형 발사는 그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강공드라이브에 빌미를 주고 있다. 게다가 유엔안보리가 또다시 추가제재에 나설 때 상황은 더 꼬일 수도 있다.
거기에다가 또 하나. 중국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배치를 기를 쓰고 반대해왔다. 그 반대 명분이 약화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은 계속 강경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발사와 사드 반대는 별개 사안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
뻔뻔한 그 중국의 태도가 거슬린다. 그러나 동시에 ‘오죽했으면…’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정부는 사드배치를 놓고 처음부터 눈치만 보아왔다. 정치권도 그렇다, 북한이 도발해오면 비판성명이란 걸 내놓는다. 그러나 말만 할 뿐 구체적 대안이 없다. 오히려 일각에선 아직도 사드 배치에 반대하거나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에라도 늦지 않았다. 여야가 안보문제에 초당적으로 대처하는 거다. 그런 결연함만이 북한의 도발은 물론이고 뻔뻔한 중국의 콧대를 꺾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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