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젊었을 때처럼
숙면을 이루지 못한다.
남자는 한밤중에 깨어나몇 년 전의 기억을 더듬으며
불편하게 몸을 뒤척이다이불을 끌어당긴다.
여자는 돈 걱정을 한다.
이런 저런 걱정으로 설치는 잠.
마치 한 사람씩 깨어나
돌아가며 밤의 보초를 서는 것 같다.
고요한 어둠 속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말이다.
어느 전초 기지, 버려진 성곽
바람만이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대평원의 한 가운데서
그들은 서로를 지키고 있다.
다른 한 사람이 편히 잠든
상상 속의 생, 그 황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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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그 누가 사랑하는 다른 누구를 진정으로 보호할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꿈속에서만 가능할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말하지 않는가. 사랑은 위대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고. 시 속의 커플은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깨어나 뒤척이고 있다. 한 사람이 깨어나면 다른 사람은 먼 꿈속을 헤매고 있다. 그것을 시인은 순번제로 보초를 서는 것 같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 말이 따스하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사랑의 의무를 수행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사랑한다는 것은 걱정을 나누며 살아간다는 것, 그 이상 무엇도 아닐지도 모른다.
<
Louise Jenkins,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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