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던 내가 요즘은 일어나자마자 한국 뉴스, 미국 뉴스를 찾아보는 게 하루의 시작이 되었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누군들 안 그럴까 싶다.
지난 주말에는 서울에서 100만명이 모였다던 촛불집회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정권 퇴진을 목적으로 그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였는데 아무런 불상사도 일어나지 않았고, 집회 해산이 선언되자마자 사람들이 쓰레기 하나 남기지 않고 다 빠져나갔다. 참 대단한 시민의식이라 생각했다.
이 와중에 눈에 띠는 것은 미디어에 대한 시민들의 태도이다. 촛불 집회 때 JTBC 기자는 자사 차량 위에서 리포팅을 진행했고,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하야”를 외치며 힘을 실어줬다. 가수의 콘서트 장을 방불케 했다고 한다.
반면 KBS, MBC는 비난의 대상이었다. KBS 취재진에 “방송에 나가지 않을 걸 왜 찍느냐, 당장 카메라 끄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이날 MBC 기자는 ‘MBC news’가 적힌 마이크 대신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 검은 마이크를 들고 다른 방송사인 것처럼 현장 중계를 진행해야 했다.
시청자들은 단독 보도를 연거푸 터뜨린 JTBC 뉴스룸에 찬사를 보낸다. 이와 더불어 JTBC의 뉴스는 시청률 10%를 육박하며 MBC, SBS를 제치고 종합편성채널 전체 1위에 올랐다.
과거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일이다. 한국의 언론은 오랫동안 소위 진보와 보수언론으로 나눠져 있었는데 어느 틈에 그 틀이 무너지고 보수 언론들까지 ‘최순실 국정농단’ 기사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이런 큰 지각 변동의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이 JTBC의 특종 보도였다. 공영 방송들이 눈치를 보느라 적극적인 보도를 하지 못하는 동안에 JTBC는 연일 특종을 터트렸다.
JTBC가 이처럼 신속한 보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JTBC는 세월호 참사 때도 오랜 기간 팽목항에 기자들을 배치하고 실시간 뉴스를 내보내며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했다. 기자들은 ‘내가 무엇을 취재해도 방송으로 내보내줄 것’이라는 데스크에 대한 믿음이 있었을 것이다.
JTBC의 데스크 중심에는 손석희 사장이 있다. 그는 보도담당 사장 취임 당시 “좀 더 품격 있는 방송과 보도로 방송 전체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그 이후 3년, JTBC의 신뢰도와 영향력은 기존 1위였던 KBS와 한겨레를 넘어서고 있다. 주류 언론이 무엇을 왜곡하고 무엇을 보도하지 않는지를 알려주는 기준점 역할을 한 덕분이다.
언론들은 반응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시청자들에게 할 말이 있지 않겠는가. 언제까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물갈이가 될 것인가.
한 방송인은 “우리가 싸워야 하는 이유는, 열심히 일하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고 의지만 있다면 반드시 공정한 기회를 보장 받으며 규칙을 지켜도 물에 빠져 죽지 않는다는 걸 우리 다음 세대에게 증명해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감한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곳이니 부모인 우리가 바로 잡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지금이 바로 반드시 일어나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야 하는 시점이다. 그 날까지, 언론들이여, 살아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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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조 마케팅 교수·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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