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린턴 당선 가능성 점치다 패닉…원/엔 36원 폭등
▶ 환율 변동폭 브렉시트 투표 이후 최고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20원 넘게 급등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그 충격이 당분간 지속되며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149.5원으로 전날 종가보다 14.5원 올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배경은 트럼프 당선 가시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 때문이지만, 금융시장이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상태라서 충격은 더 컸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던 시장은 지난 6월 24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때와 같은 여파를 맞았다.
환율은 미국 대선 개표 상황이 속속 발표되면서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달러당 6.0원 하락한 1,129.0원으로 개장한 뒤 느긋하게 움직였다.
클린턴이 당선되면 미국 대선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플로리다, 오하이오 등 경합 주(州)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전 11시께 상황이 급변했다.
오전 11시 달러당 1,135.6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불과 23분 만에 14원 올라 1,149.5원이 됐다.
오후 1시께는 전날 종가보다 22.25원 오른 1,157.25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정책 불확실성 심화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점을 반영한 움직임이다.
하루 환율 변동 폭은 28.6원으로 브렉시트 투표가 있었던 지난 6월 24일(33.2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불어닥칠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달러화 강세를 견인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1,200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엔화는 가치가 급등해 한때 달러당 101엔선으로 떨어졌다.
외환시장이 충격에 휩싸이자 당국도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오전 중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시장안정조치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오후 5시에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합동으로 긴급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연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화에 견준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원/엔 재정환율은 하루 새 40원 가까이 폭등했다.
원화와 엔화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아 달러화 대비 가치를 비교한 재정환율로 두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따진다.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123.71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1,087.22원)보다 36.49원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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