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승세 타고 있는 자서전 대필 사업
▶ 집에서 할 수 있는 짭짤한 사업으로 인기, 성인 자녀들이 노부모 위해 대필 작가 고용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소니아 에어릭이 그의 자서전을 대필해준 작가, 키티 액셀슨-베리(가운데) 그리고 증손주 등 후손들에 둘러싸여 있다.
아이삭 에어릭(74)은 자녀들과 그 후손들이 그의 어머니, 소니아의 이야기를 알았으면 했다. 소니아의 인생 스토리는 20세기의 비극적 사건들과 씨줄 날줄로 엮여 있다. 홀로코스트로 그는 가족, 친척 40명을 잃었다. 그 자신은 폴란드에서 시베리아로 이송되었다가, 이후 여차여차해서 뉴욕 브롱스에 도착했고 거기서 이 날까지 살고 있다. 이제 90세를 넘은 그의 어머니의 삶이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그 진정한 의미를 포착하기 위해 아이삭은 자서전 대필 작가를 고용했다.
대필 작가 키티 액셀슨-베리는 매서추세츠, 앰허스트에서 ‘현대 자서전’이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 3명과 계약직 10명이 기록, 편집,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부기 등을 맡아 일하고 있다.
아이삭이 사진과 가계도, 요리 비법 등을 담은 그의 어머니 자서전을 맡기며 액셀슨-베리에게 지불한 비용이 얼마인지 그는 밝히지 않는다. 하지만 자선전 발간은 충분히 돈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말한다.
“내 어머니입니다. 비용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요.”전 세계가 보란 듯이 모든 삶의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올라가는 시대이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한 세대, 그 삶의 이야기들을 따로 적어놓거나 다르게 기록해두지 않으면 모두 사라져버리게 되는 한 세대가 있다. 그 시장을 겨냥해 자서전 대필업이라는 소규모 비즈니스들이 생겨나고 있다.
자서전 대필 회사들이 얼마나 되는지 통계는 없지만 해당 작가협회에는 거의 600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아울러 그 협회에 가입하지 않고 자서전 대필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자서전 대필 작가 협회의 빌 혼 회장은 그동안 비즈니스가 오르락내리락 했지만 이제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한다. 캐나다, 오타와에서 프리랜스 저술 및 편집 회사를 운영하는 그는 협회 회원들이 13개 국가 출신이라며 중년의 백인 여성 일색에서 차츰 벗어나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일로 백만장자가 될 수는 없겠지만, 꽤 유복한 삶을 누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협회는 지난 1995년 액셀슨-베리가 창립한 것이다. 신문사 편집장으로 일하다 어머니의 전기를 쓰고 있던 그는 다른 사람들도 자기 부모의 전기를 원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그 대필자가 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번번이 일이 꼬여서 카드 빚을 엄청나게 지는 일들이 생겼다. 돌파구가 생긴 것은 지난 1998년 월스트릿 저널이 그를 포함 몇몇 자서전 대필자들을 소개하면서 부터였다. 전국의 신문들이 비슷한 기사들을 연달아 실었다. 그리고 몇 년 지나자 그의 비즈니스는 자립 가능해졌다.
액셀슨-베리는 연간 12권 정도의 하드커버 자서전을 출간한다. 길이는 평균 300페이지 정도이다. 고객이 초안을 쓰고 이를 토대로 자서전을 완성시켜주는 경우 비용은 5,000달러나 그 이상. 처음부터 끝까지 작업을 해주는 경우 비용은 3만5,000달러 이상이다. 이 경비에는 고객이 사는 곳까지 최소한 두 번 이상 찾아가 만나고, 며칠 씩 인터뷰를 하는 여행 비용을 포함한다.
덴버의 킷 드웨이어(59)도 자서전 대필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우리 부모들의 삶은 인터넷에 올라 있지 않지요.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그 삶에 대해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점점 사라져 버리지요.”드웨이어는 지난 6개월 걸려 비즈니스 준비를 끝냈다. 그는 디지털 사진들과 기념품들을 곁들인 오디오 자서전에 집중할 생각이다. 고객의 설명을 덧입힌 슬라이드 쇼 제작도 실험 중이다.
시업 준비의 일환으로 그는 몇 달 전 자서전 대필 전략 코치 전문가인 다이얀 앳킨슨을 고용했다. 콜로라도, 볼더에 사는 앳킨슨은 대필 작가 협회 회원 중 한명의 사업 코치로 10여년 일하다가 3년 전 회사를 차렸다. 언론인이나 소셜워커 혹은 테라피스트 등으로 일하다 은퇴하거나 감원 당한 후 제2의 경력을 찾는 사람들이 자서전 대필에 관심이 높다고 그는 말한다. 그런데 대개 비즈니스에 대해 너무 모른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비즈니스 기술 클래스를 제공하고, 한편으로 시간당 50달러~ 80달러에 개인 컨설팅도 한다. 한시간 짜리 컨설팅 12번을 6개월 동안 받는 패키지 비용은 2,500달러이다.
많은 새내기 대필 작가들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삶에 관해 쓴다는 아이디어는 잘 이해하지만 관련된 세부사항이나 마케팅 전략들에는 약하다. 예를 들어 인터뷰하고 그 내용들을 기록하는 것은 대단히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소위 ‘완벽한’ 인터뷰 한번 하는 데는 최소한 4시간을 잡아야 한다. 인터뷰 중간 중간 끊기는 경우 혹은 말하는 사람의 액센트가 심할 경우의 시간을 더 한 것이다.
아울러 액셀슨-베리는 모든 예비 고객들에 대한 사전 조사를 한다. 그가 많은 사람들을 소송했거나 소송 당했을 경우, 혹은 비윤리적 행동들을 자랑스러운 듯 말하는 사람들과는 일을 하지 않는다.
경험 많은 대필 작가들은 고객과 회사 측의 기대하는 바를 상세히 담은 계약서 작성을 필수라고 말한다. 처음 약속한 대금으로 몇 번까지 수정을 할 것인지, 추가로 하는 작업에 대한 비용은 얼마로 할 것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그런 조항들을 명시하지 않으면 대필 작가는 수도 없이 초안을 고치고 또 고쳐야 할 수가 있다.
매서추세츠, 케이프 코드에 사는 매리 오브라이언 타이렐은 20여년 자서전 대필 작가로 일하다가 지난 2008년 은퇴했다. 그리고는 글쓰기와 강연, 강의 등을 하며 지난 2012년에는 ‘노인들을 위한 자서전 대필작가 되기: 성공적 홈 비즈니스 창업’이라는 책을 냈다. 한창 전성기 때 그는 연간 10만 달러를 벌었다고 그는 말한다.
자서전은 주로 후손들을 위한 것이겠지만 아주 드물게는 자신의 생애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타이렐의 첫 번째 고객은 암으로 죽음을 앞둔 52세 여성이었다. 그는 너무 위중해서 자서전이 나와도 읽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타이렐이 책을 읽어주자 그 환자는 말했다. “내가 아주 멋진 삶을 살았다는 걸 이제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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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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