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리조나·오리건 등지로 나가 지사 설립 붐, 베이 지역 집값 너무 비싸 직원들 감당 못해
▶ 지사 개설따라 해당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도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시티에 본사를 둔 게인사이트 사무실에서 내려다 본 다운타운 피닉스. 샌프란시스코, 실리콘 밸리 등 베이 지역 테크놀로지 기업들이 애리조나로 많이 진출하고 있다. 인건비와 집값이 싸기 때문이다.
북가주 베이 지역에서 테크놀로지 분야 전문직에 종사하던 3년 전 케이트 로저스는하루 하루 사는게 너무 힘들었다. 렌트비는 천문학적이고, 출퇴근 거리가 너무 멀어진이 빠질 지경이었다. 한창 붐을 일으키고 있는 테크놀로지 업계에서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도 늘 돈 걱정에 절절 매야 했다. 현재 그는 이 모두를 간단하게 해결했다.
그의 모든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린 사건이 있었다. 바로 애리조나로 이사한 것이었다.
“학교에 아들을 픽업하러 가는 것과 직장인으로 성공하는 것 사이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생활은 더 이상 하고 싶지가 않았어요.”로저스는 샌프란시스코 회사인 위블리의 피닉스 지역 지사들을 총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위블리는 보통사람들이 쉽게 웹사이트를 만들 수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이다. 샌프란시스코에 계속 있었다면 자녀양육과 직업적 성공, 둘 다 이루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그는말한다.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 밸리 일대의 신설 기업들은 지역 주거비에 맞게 고액 연봉을 지급하느라 애를 쓰고 있다. 그러던 중 많은 기업들이 비용이 저렴한 다른 도시들로 확장해나가면서 직원 채용을 늘리고 있다.
로저스가 좋은 예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비행기로 90분만 가면 되는 피닉스로 볼 때 베이 지역에서 빠져 나가는 것을 피니스가 그대로 얻고 있다.
지난 주택시장 붕괴 때 엄청난 타격을 입은 피닉스 메트로 폴리탄 지역이 지금 강한 회복세를 타고 있다. 실업률은 최근 5% 이하로 떨어져 지난8년 사이 최저점을 쳤다. 옐프나 우버 등 실리콘 밸리 기업들 몇몇이 이지역에 새 지사들을 개설했다.
활기를 되찾은 피닉스 다운타운에는 지금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제작사들이 모여들어 무리를 이루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샌호제 메트로폴리탄 지역을 모두 아우르는 광역 베이 지역에는 지난 연말 53만개의 테크놀로지와 엔지니어링 분야 일자리가 있었다. 이는 전년에 비해 7% 증가한 수치이다. 피닉스는 현재로서 그 1/5에 해당하는 테크놀로지 일자리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전체적으로 8%가 증가한 것이다.
“베이 지역이 너무 폭발적으로 성장해 감당이 안될 정도”라고 관련 분석가인 잭슨 키친은 말한다. 기업들은 임금을 경쟁적으로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이제 “피닉스나 보이즈나 솔트레이크 시티 같이 임금과 부동산이 훨씬 싼 곳으로 가자”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간접적으로는 물론 이것이 베이 지역 테크놀로지 지구에도 좋은 일이다. 확장으로 인해 기업들이 더 빨리성장하고 일자리들이 보다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애리조나로 확장하면서 위블리는 프리랜서로 일하던 고객 담당직원들을모두 정규직으로 바꿀 수 있었다.
애리조나, 스카츠데일에 있는 위블리 지사는 케이터링 점심식사, 마사지룸 등 직원들 대우를 실리콘 밸리 수준으로 하고 있다. ‘무기 금지’ 같은 표지판은 그 지역만의 독특한 상황에 맞춘 것. 애리조나는 공개적 총기소지를 법적으로 허용하지만 위블리 회사 내에서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직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피닉스에서의 임금, 세금 그리고 에너지 비용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다 25% 정도 덜 든다는 분석이다. 집값은 엄청나게 싸다. 부동산 업체 질로우에 따르면 피닉스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주택 중간가격은 22만1,000달러. 샌프란시스코에서는 81만2,000달러이다.
로저스 등의 직원들에게 이렇게싼 집값은 캘리포니아에의 봉급 인상이나 추가 휴가와는 비교가 안 되는대단한 특전이다.
캘리포니아에서 로저스는 레드우드 시티의 다 쓰러져가는 집을 렌트해 살면서 1시간 이상씩 운전해 출퇴근을 했다. 이제 그는 직장에서 10분떨어진 곳에서 이전 집보다 두배나큰 집에서 살고 있다. 주택 모기지 납입금액은 캘리포니아에서 내던 렌트비의 절반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이주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꿈 많은 젊은 창업자들은벤처 캐피털을 찾아서 지금도 매년베이 지역으로 떼를 지어 몰려든다.
텍 창업자들에게 실리콘밸리는 배우들에게 할리웃과 같은 곳이다. 그런만큼 그 곳은 엔지니어링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 미 전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회사가 커지고 세일즈 담당과 고객 서비스 담당직원들을 대거 고용하고 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더 이상은 모두가 한 방에 모여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가 아니라고 더블더치의 로렌스 코번 CEO는 말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행사 진행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이 회사는 이윤 창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최근 직원의 1/4을 감원했다. 그리고 올해 이회사는 다운타운 피닉스에 판매 및 고객서비스를 담당할 사무실을 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신입사원들에게는 끔찍한 지역이라고 그는 말한다.
사회기반 시설과 주거시설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베이 지역은 한번도 비용이 싼 적이 없었다. 그래서 테크놀로지 회사들은 비용이 많이 들고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부문들을 땅값과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싼 2급 도시들로 옮겨간 역사가 오래다.
반도체 거대기업 인텔은 지난1968년 실리콘 밸리에서 창업되었다.
그리고는 1979년 제조공장들을 오리건의 포트랜드와 애리조나의 피닉스로 옮겼다.
최근 테크놀로지 회사들이 대거베이 지역 탈출 물결을 이루면서 해당 도시들은 고액 연봉의 엔지니어링 일자리들도 같이 옮겨오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테크놀로지 종사자들의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애리조나와는 안맞는 부분도 있다. 애리조나에서는 반 이민 정서와 동성결혼 반대 정서가 특히 강하다. 전국에서 가장 강한 이민법을 시행하고 있고, 동성결혼금지 주민발의안도 통과시켰다. 발의안은 지난 2014년 대법원 판결로 무효가 되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어디서 무엇을 하다 왔든 다 받아주는 분위기이지만 애리조나에서는 다르다는 사실을 텍 종사자들은 알아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제조사인 위블리는 애리조나에 지사를 내면서 경비절감 효과로 인해 프리 랜서였던 고객담당 직원들을 모두 정식 직원으로 채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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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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