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팁 문화가 일상화된 곳이다. 미주 한인들과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뒤섞여 떠나는 단체관광길에서 가이드는 음식을 먹은 식당과 잠을 잔 호텔을 나오기 전 1달러 정도의 팁을 놓을 것을 주문한다. 한국에는 팁 문화가 없기 때문이다.
관광길 한인들은 식당과 호텔 팁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미국인들 가운데는 호텔에서까지 팁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최근 트래블 사이트인 엑스피디아가 1,000명이 넘는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0% 이상이 호텔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팁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팁을 준다는 사람들 가운데 46%는 하우스키퍼들을 위해 팁을 놓는다고 밝혔으며 40%는 서비스 어텐던트에게, 30%는 발레파킹 직원들에게, 20%는 포터에게 팁을 준다고 응답했다. 컨시어지에게 팁을 준다고 밝힌 사람은 10%였다.
설문기사는 “만약 당신이 하우스키퍼에게 팁을 줘야 할지말지 망설인다면 당신 혼자만 그런 게 아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팁과 관련한 이런 고민과 혼선이 생기는 것은 팁이 의무규정이 아니라 관습이기 때문이다. 강제성은 없지만 소액의 팁을 건네는 것은 자신이 받은 서비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훈훈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팁이 너무 의례적이 되다보니 주고받는 일이 기계적이 돼 버린 감이 있다. 팁 액수가 찍혀 나오는 계산서를 받아드는 식당 손님들의 마음은 살짝 불편해진다. 식당 측에서는 팁 액수 계산을 돕기 위해서라 하지만 손님 입장에서는 강제 받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호텔 팁은 꼭 줘야 할까? 또 준다면 얼마가 적당할까? ‘에티켓의 여왕’이라 불리는 에밀리 포스트의 고손녀이자 그 자신 역시 에티켓 전문가인 리지 포스트는 “호텔에서의 시간을 편안하게 만들어준 서비스에 대해 팁을 남기는 것은 올바른 에티켓”이라고 조언한다. 직접적인 서비스를 받았다면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게 예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호텔 팁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미 호텔협회가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와 합동으로 만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렇다. 발레와 포터는 1~5달러(포터는 짐이 많을수록 좀 더 주는 게 좋다), 하우스키핑은 하룻밤에 1~5달러, 도어맨이 택시를 잡아줬을 경우 1~2달러, 당신에게 도움을 준 컨시어지는 서비스 종류에 따라 5~10달러, 룸서비스와 바텐더, 호텔식당 서버는 계산서의 15~20% 정도가 적당하다.
팁은 대개 작은 액수지만 이것을 받는 저임금 근로자들에게는 생계를 위한 젖줄이 될 수도 있다. 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호텔에 투숙할 정도라면 자신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 종업원들보다는 대부분 경제적으로 나은 처지일 것이다. 같이 나눈다는 의미에서라도 팁에 너무 인색하게 굴 이유는 없다.
리지 포스트는 호텔방을 나올 때 보통 나이트 스탠드나 데스크 위에 2~5달러의 팁과 함께 감사의 말을 남긴다고 밝혔다. 의례적인 팁이 아니라 충분히 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건네는 팁에는 받는 사람 못지않게 주는 사람의 기분도 좋아지는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유럽여행 중 이틀 묵은 작은 호텔에서 하룻밤 잔 후 2유로 팁을 놓고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하우스키퍼의 땡큐 노트가 놓여 있었다. 다음 날 팁 액수가 좀 더 늘어났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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