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 눈치 안보는 특화·틈새 전략 구사
▶ 신상품·SBA론 공략·지점확장 등 다양
한인은행들이 뜨거운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달 들어 출범한 뱅크 오브 호프가 파격적인 신상품을 선보인 가운데 경쟁 은행들은 이에 맞서기 보다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지점을 늘리는 등 마이웨이 전략을 펴고 있다.
뱅크 오브 호프는 최근 기존의 적금상품을 위협할 신상품으로 ‘리저브 계좌’를 출시했다. 예금액 5,000달러를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연이율 0.75%, 그 이하면 0.25%의 이자가 지급된다. 특히 기존 일반 체킹계좌와 연결해 오픈하는 구조로 횟수에 제한 없이 두 계좌간 이체가 자유롭다.
뱅크 오브 호프 관계자는 “주류은행들의 약정 이자율이 0.20% 수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상품”이라며 “기존 세이빙이나 머니마켓 계좌의 불편함으로 지적된 이체 횟수 제한도 없앴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리저브 계좌’가 감독당국의 규제와 관련해서도 상대적으로 더 까다로운 적금이나 세이빙 등에 몰린 고객층을 일반 계좌로 이동시켜 경영상 준법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은행은 연방 중소기업청(SBA) 융자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는 11 월말까지 SBA론을 신청하면 패키징 수수료를 최대 2,000달러까지 면제해 주는 프로모션 중이다. 한미 관계자는 “한미은행은 SBA의 별도 승인 없이 자체적으로 빠른 대출이 가능하다”며 “5만달러부터 500만달러까지 부동산 구입 용도나 장비구매, 운영자금, 스타트업은 물론, 재융자의 90%까지 융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파격적인 수수료 면제혜택은 이번 기회에 SBA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한미의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2016회계연도 3분기 기준으로 구 윌셔와 BBCN이 각각 76건과 35건의 SBA 융자를 기록한 데 반해 한미는 28건에 그쳤다.
특히 두 은행을 합치면 111건에 4,100만달러가 넘는데 한미는 28건, 1,700만달러에 불과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양적인 격차를 줄임과 동시에 한미 입장에서는 그동안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드라이브를 걸지 않았던 SBA 시장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겠다는 뜻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평양 은행은 최근 LA에 2개 지점을 오픈하며 영토확장에 나섰다. 지난달 한인타운에 웨스턴 지점을 문 연데 이어 이달 다운타운에 리틀도쿄 지점을 오픈했다. 태평양은 외부 영입한 웨스턴의 알렉스 전 지점장과 내부 발탁한 리틀도쿄의 장영훈 지점장을 필두로 경험을 갖춘 인재들로 지점을 꾸리고 마케팅 대전에 임한다는 전략이다.
태평양 관계자는 “다양한 금융 노하우를 갖춘 직원들이 모든 고객에게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듯 영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US메트로도 유사한 출점 전략을 내세웠다. 애나하임에 설립 후 두 번째 지점을 내면서 텔러라인이 없는 신개념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대신 비즈니스론 전문 대출팀과 캐시 매니지먼트 전문가가 합세해 한층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신한은행 아메리카는 올해 설립 26주년을 맞아 23일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는 새로운 예금과 적금, CD 등 ‘E-프로덕트’를 런칭했다. 신상품 출시기념으로 고객별, 상품별로 경쟁력 있는 프로모션 금리를 적용하며 신규 고객은 체킹계좌를 연 뒤 가입할 수 있고 기존고객은 온라인 뱅킹을 통해 고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대형 합병 한인은행이 출범하면서 오히려 각 은행이 비슷한 시장이 아닌 각자 사이즈와 전략에 맞게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고질적인 문제점인 쏠림현상 대신 시장 다변화가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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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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