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는 올바른 결정인가. 진보냐, 보수냐에 따라 신문마다 논조가 딴 판이다. 그러니 대한민국의 민초(民草)에게 그 질문이 주어졌을 때 답은 ‘뭔지 모르겠다’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사드 배치만이 아니다. 심지어 8.15의 호칭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과장해 말하면 극과 극이다. 진보와 보수 양 진영으로 나뉜 한국 언론이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그 한국 언론들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2년 전 연말에 불거진 정윤회사건 때였다. 이 사건을 통해 드러난 것은 이른바 ‘문고리권력 3인방의 실체’였다.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대통령의 일개 비서관들이다. 그런 그들이 막후 권력실세로 밝혀지자 한국 언론들은 한 목소리로 비판을 하고 나섰던 것.
‘기적이 일어났다’-. 당시 그 정황에 대한 외국 언론의 반응이다. 사사건건 의견이 다르다. 그런 한국의 언론들이 ‘어떻게 그럴 수가…’ 하는 냉소성의 논평이었던 것이다.
사드 배치 논란. 중국의 잇단 한국 때리기. 동해상에서 중국인민 해방군 대규모 실전 훈련. 북한 외교관 탈북. 김정은 격노, 보복 테러 지시….
제목만 열거해도 숨이 가쁘다. 게다가 경제도 심상치 않다. 나라의 명운이 걸렸다고 할까. 그런 사태의 연속이다. 그런데도 온통 관심은 한 사람의 거취에 쏠려있다.
우병우. 직함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차관급의 정무직 공무원이다. 그러니까 10개 직에 이르는 수석비서관 중 한 명 일 뿐이다. 그 ‘우병우 문제’가 모든 것을 짓누르고 있다. 안보도, 경제도 관심 밖이다. 정치는 아예 부재상황이고.
이 와중에 또 다시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진보와 보수 언론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그 정도가 아니다.
조선일보와 한겨레. 한국의 보수와 진보언론의 대표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한겨레가 우병우 문제보도와 관련해 조선일보를 적극 감싸고 나서기에 이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잇따른 의혹제기를 집권후반기 대통령과 정권을 흔들어 식물정부로 만들려는 의도로 해석하면서 그 배후세력으로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세력을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다른 말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우병우 문제를 그런 시각으로 보고 있고 일부 언론, 그러니까 조선일보에 몹시 실망해 있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전하고 있다는 것이 한겨레의 지적인 것이다.
진보 언론이 보수 언론을 감싸고도는 이 ‘자못 아름다운(?) 광경’은 무엇을 말하나. ‘너무 어이가 없다’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
국민의 70% 이상이 비리혐의 투성이인 우병우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런 우병우 문제를 ‘음모와 반역’이란 권력게임의 시각으로 보고 있다. 그것이 대통령의 인식이란 사실의 재발견에서 빚어진 실소성의 충격이 가져온 이상증세로 보이는 것이다.
권력누수의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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