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오에노마우스는 피사의 왕이었다. 그는 어느 날 자기 사위가 될 사람에게 살해될 것이란 계시를 받는다. 그는 딸 히포다미아의 사윗감을 고른다고 공포한 뒤 단 마차 경주에서 자신과 겨뤄 이겨야 하며 질 때는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다. 왕의 마차는 포세이돈이 선물한 말들이 끄는 것으로 누구도 이에 당할 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왕의 사위가 되겠다고 경주에 나선 18명의 청년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던 어느 날 탄탈루스의 아들 필롭이라는 청년이 나타났다. 한 눈에 반한 공주는 왕의 마부 마틸루스에게 필롭이 이기게 해주면 하룻밤을 자게 해주겠다며 유혹하고 마틸루스는 이에 넘어가 왕 마차의 바퀴와 축 연결 핀을 청동에서 왁스로 바꿔놓는다.
경주가 시작되고 왕의 마차가 필롭을 따라잡으려는 순간 열에 견디지 못한 왁스는 녹아내리고 바퀴가 빠지는 바람에 왕은 말에 끌려가 죽고 만다. 신의 계시가 실현된 것이다. 필롭의 승리와 오에노마우스의 죽음을 기념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게임이 열렸는데 이것이 올림픽의 기원이다. 올림픽 게임과 사기의 끈질긴 인연을 보여준다.
필롭은 약속을 지키라는 마틸루스를 절벽으로 끌고 가 밀어 죽이는데 마틸루스는 죽기 전 필롭의 집안에 영원한 저주를 내린다. 필롭의 아들이 아트레우스고 그 아들이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 아가멤논이다. 아가멤논은 전쟁에서 돌아와 아내와 간통한 조카 손에 죽고 아내와 조카는 아가멤논 아들 손에 죽는다.
올림픽 게임에서의 반칙은 옛날부터 있었다. 운동 경기장을 뜻하는 ‘짐나지움’은 원래 ‘벗었다’는 단어에서 유래한다. 그리스에서는 운동 시합을 할 때 모두 벗고 하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그 이유의 하나는 옷 안에 물건을 숨겨두고 반칙을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근대 올림픽이 부활한 이후에도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약물을 복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1904년 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딴 토마스 힉스는 경기 중에도 코치가 준 약을 먹었으며 1960년 로마 올림픽에 출전했던 덴마크 사이클 선수 크누드 옌센은 약물 과다 복용으로 경기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
더 이상 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국제 경기 위원회는 60년대부터 이를 금지하기 시작했으며 IOC도 1967년 이에 동참했다. 그럼에도 약물 복용은 그치지 않았는데 70~80년대 동구권 국가들이 특히 심했다. 76년 게임에서 수영 여자 부문은 동독 선수들이 금메달을 싹쓸이 했는데 약물 복용 의혹이 제기됐으나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독일이 통일된 후 이는 모두 사실로 밝혀졌다. 올해 리우에서 열리고 있는 올림픽에서도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선수들에게 약물을 먹인 것이 확인돼 전원 출전 금지될 뻔 하다 겨우 일부만 출전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국가와 개인의 명예가 걸린 시합에서 반칙을 해서라도 이겨보려는 행위는 인간의 본성이 바뀌지 않는 한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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