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엄마가 그리워. 세상에 그런 말을 하다니.
하지만 진심이야. 왕자는 너무 재미가 없거든: 옷 입는데
4시간이 걸리고, 저 군중들의 환호라니.
게다가, 문을 받치는 작은 쐐기는
먹어도 될 만큼 예뻐. 내 이마에
키스하던 그 매력적인 남자는 어디로 간 거지?
저녁마다 나는 창밖으로 사냥꾼들을 멍하니
바라봐, 그을린 피부, 부츠에 피가 묻은,
그들은 농담을 하며 말에 오르지
꽉 조인 검은 바지, 거친 수염, 못이 박힌 손, 이기적인,
충동적인...
오 나의 일기야-나는 영원히 길을 잃었어 ;
저 견딜 수 없는 새들, 방 마다 루트를
부는 이들, 아들의 또 다른 초상화를 보라고
나를 부르는 여왕님, 이번엔
내가 영원히 보지 않았어야 좋았을, 그
투명한 구두를 들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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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현, ‘Compa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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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는 사랑하는 왕자님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근황을 들어보니 아닌가 보다. 지금 그녀는 창문을 열고 지나가는 사냥꾼들의 거칠고, 충동적인 세계를 넘보고 있다. 구박덩이 재투성이 아가씨로 살아가는 것과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이 풍요한 공주로 살아가는 것, 무엇이 더 살만할까? 물론 후자가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아니다. 갈망은 채워지고 나면 머지않아 싫증이 난다. 싫증은 얼마나 위험한가. 사는 건 그 어떤 아픔, 부족함이 있어야 맛이 나는 거다. 저 공주를 보라. 곧 도망갈 것만 같지 않은가.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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