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가을 새 학기부터 캘리포니아에서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이제까지 가려져 있었던 위안부 역사가 공립교육의 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역사교육 시간에 가르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당연한 일이 이제까지는 막혀 있었다. 한인사회가 힘을 합쳐 그 당위성을 지적함으로써 보다 공정하고 포괄적 역사 교육의 길이 열렸다. 가주한인 수만명이 전개한 풀뿌리 운동의 결실이다.
캘리포니아 교육위원회는 지난 14일 공립학교 역사?사회 교과과정 중 10학년 교과서에 위안부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는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내년 가을부터 가주의 10학년 학생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위안부 수십만명을 점령지에 강제로 끌고 갔으며 이들 위안부는 제도화된 성노예라는 내용을 배우게 된다.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 사건으로 불리는 위안부 강제동원 역사는 이제 공적인 교육의 장에서 인류의 야만적 역사의 한 부분으로 가르쳐지게 되었다.
위안부 역사가 미국의 공립학교 교과과정에 포함되는 것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다. 첫째, 역사는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어린 나이에 아무 것도 모르고 끌려가 일본 군인들의 성노예로 학대받았던 위안부들의 존재는 2차대전 끝난 후 수십년 묻혀있었다. 가해자들은 책임을 피했고, 피해자들은 수치심에 입을 닫았다. 역사의 뒤편으로 묻히는가 싶던 위안부 이슈는 지난 1990년대 한국에서 살아나더니 이제 21세기 미국의 교과서에까지 실리게 되었다. 진실이 갖는 끈질긴 힘 덕분이다.
둘째, 한인사회의 결집력을 보여준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교과서 개정안 통과를 위해 한인사회는 올 연초부터 한마음이 되었다. 가주한미포럼 등 한인단체들은 연대해 캠페인을 벌였고, 수많은 한인들은 지지서명을 하고 자원봉사를 했다. 이어 5월의 소위원회 공청회, 이번의 본회의 공청회에 맞춰 전략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일본계 극우 극수주의자들의 방해공작을 무력화 시킬 수 있었다.
교과서 개정은 학생들의 바른 역사인식 확립에 기여할 것이다. 이번 승리를 계기로 위안부 관련 교과서 개정 운동은 미 전역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 한인사회 풀뿌리 운동은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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