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숨결에 불려오던 위스키 냄새
그건 소년을 어지럽게 할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나는 죽음처럼 꼭 달라붙어있었어;
그렇게 왈츠를 추기란 쉽지 않지만
냄비들이
부엌의 선반에서 떨어질 정도로
우리는 뛰어다녔지;
엄마는 내내 얼굴을
펴지 않으셨어.
내 손목을 잡은 아버지의
뼈마디가 거친 손;
스텝을 놓칠 때마다
버클이 내 오른 쪽 귀를 할퀴고 지나갔지
진흙이 말라붙은 손바닥으로
당신은 내 머리에 비트를 두드리시며,
춤을 추셨지
셔츠에 여전히 매달린 나를
침대로 데려가 눕힐 때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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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애, ‘Garde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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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오도르 레스키의 아버지는 그린하우스를 가진 농장주였으나 그가 14살 때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거친 손과 행복해하지 않는 어머니 찌푸린 얼굴이 당시의 어려운 상황을 암시한다. 위스키 냄새를 풍기는 아버지와 아들의 댄스와 그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모습은 대조적이다. 선반이 흔들리도록 즐거운 춤 뒤로 뼈아픈 삶의 파노라마가 엿보인다. 왈츠 이전도 그리고 이후도 행복할 수만은 없었던 여느 가족사를 들여다보는 듯, 수많은 이야기를 던지는 시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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