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절 사실을 알린 힐의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를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로 선출하기 위한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18일,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의 연설 표절 의혹을 제기한 전직 기자 재럿 힐(31)은 유명 인사가 됐다.
그는 멜라니아의 연설문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의 연설문과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내 트위터에서 이를 가장 먼저 공개한 이로 평가받는다.
이후 뉴욕타임스 등 유수의 미국 언론이 이를 근거로 표절 의혹을 내놓자 축제의 장이던 공화당 전당대회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20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힐은 이후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으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케이블 뉴스 전문 채널 CNN을 필두로 영국 BBC 방송, 뉴욕타임스, MSNBC 방송 등이 그를 인터뷰했고 수십 개의 미디어가 지금도 그와의 인터뷰를 대기 중이다.
방송 기자로 일하다가 지난해 직장을 잃은 힐은 로스앤젤레스 인근 컬버 시티의 스타벅스 커피숍에서 노트북으로 공화당 전당대회 생중계를 보다가 멜라니아의 연설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이 나라의 아이들이 그들의 성취의 한계는 오직 꿈의 강도와 꿈을 위한 그들의 의지뿐이라는 것을…"이라는 대목이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미셸 오바마가 한 연설의 일부분과 너무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자 힐은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그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치 오랫동안 안 들은 노래인데 들으면 가사가 생각나는 것 혹은 대사를 기억하는 영화를 보고 그에 맞춰 반응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힐이 특별히 미셸 여사의 연설을 기억한 건 들을 당시에도 문장이 너무나 아름다웠다는 개인적인 소회 덕분이다.
그는 "미셸 여사의 연설을 받아 적고, 노트북 자판으로 치기도 했다"면서 "8년 후 미국 대통령이 되고 싶은 여인에게서 그와 똑같은 말을 들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며 멜라니아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힐은 인터넷 검색으로 미셸 여사의 연설문을 찾아내고 나서 멜라니아의 연설 영상을 다시 한 번 돌려 본 뒤 멜라니아 측이 단어 몇 개가 아니라 단락을 통째로 표절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힐은 트위터에 미셸 여사 연설문 중 주요 부분과 멜라니아 동영상의 링크를 트위터에 함께 올리고 나서 '정정 : 멜라니아가 미셸 연설의 전체 단락을 표절했다'고 썼다.
폴 매나포트 트럼프 선거대책위원장은 표절 논란이 불거지자 베낀 부분이 없다고 강변하면서도 최초로 이 문제를 제기한 힐과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의 연계 의혹으로 반격했다.
이에 대해 힐은 "클린턴 선거본부와 어떤 관련도 없다"면서 "거기에서 일하고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 아무런 상관도 없는 구직자 신세"라고 반박했다.
직장에서 해고된 뒤 온라인 매체 허핑턴포스트와 영국 인디펜던트 TV에서 잠시 프리랜서로 일하기도 한 힐은 "이번 일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싶다"는 바람을 내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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