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들의 인권문제가 거의 모든 뉴스의 톱기사가 되고 있다. 죄 없는 사람이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총에 맞아 죽었다는 것이 모든 뉴스의 초점이다.
아직도 미국은 인종차별이라는 역사의 때 묻은 흔적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것은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흑인들의 반발이 또한 만만치 않다. 텍사스에서는 흑인 저격수의 총에 다섯 명의 경찰관이 살해되는 전에 듣도 보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숨진 경찰관들을 추모하는 장례식에는 현직 대통령, 부통령, 그리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까지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추모 연설을 형용사 부사 다 제외하고 잘 들어보면, 결국 경찰들의 흑인에 대한 편견이 비극의 원인이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서 던지 사람이 총에 맞아 죽는 것은 비극이요 슬픈 일이다. “흑인의 생명도 생명이다 (Black Life Matters)”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생명보다 더 귀한 가치는 없다는 것이 인본주의(Humanism)의 핵심이요, 성경에도 온 세상을 얻고도 생명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가르침이 있다. 그런 점에서 한인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Black Life Matters운동에 같은 소수 민족인 우리 한인들도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이 틀린 주장은 아니지만, 과연 그 주장들이 문제의 핵심을 바로 보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우선 총에 맞아 죽은 사람들이 아무 죄 없는 순진한 시민들인가? 범죄의 전과를 가진 위험한 사람들은 아닌지 냉정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또 총에 맞았으면 왜 그 흑인들이 바로 그곳에 있었는지도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이다.
법의 집행관인 경찰이 검문할 때 왜 그들은 경찰관에게 저항을 했을까? 범죄자들의 총에 항상 노출되어있는 경찰관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도록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았는가? 사람이 총에 맞아 죽었다, 비디오의 증거가 있다, 따라서 경찰은 살인자라는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신문 방송 TV들이 사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아닌가? 우리 모두 깊은 호흡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흑인의 생명도 생명이다”라는 주장이 표면적으로 옳은 것은 사실이지만, 흑인의 총에 죽어가는 무수한 흑인들의 생명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매년 미국에서 총으로 죽는 사람이 일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 중에 흑인 커뮤니티 내에서 일어난 살인강도 등 총칼에 의해 죽는 수가 거의 70%에 이른다는 것을 “Black Life Matters”라고 부르짖는 소위 흑인 지도자들은 어떻게 설명하는 것일까? 흑인이 흑인을 죽이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이해하는 것 일까? 왜 경찰의 총에 의해 죽는 흑인의 생명만 문제를 삼아 모든 흑인들이 단결된 목소리를 내는 것일까? 자신들의 커뮤니티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급한 일이 아닐까?
그것을 위해 단합된 목소리와 문제해결을 위한 운동을 벌이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일까? 빈곤, 마약, 가정과 윤리관의 붕괴, 폭력이 판을 치는 흑인 커뮤니티의 저녁 거리를 흑인 목사, 신부, 정치인, 기업인, 일 만 있으면 시위를 업으로 삼는 앨 샤프턴 같은 사람들이 과연 걸어본 일이 있을까?
오바마라는 흑인을 대통령으로 뽑은 미국이 과연 그렇게 인종차별을 철저하게 하는 나라인가? 지난 몇 년 동안 백악관을 가장 자주 드나든 사람이 앨 샤프턴이라고 한다. 그 곳에 들어가 그는 과연 무엇을 한 것 일까? “흑인 생명도 생명”이라는 주장에 나는 백 번 동의하지만, 인종차별로 흑인들이 총에 맞아죽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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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헌 맨체스터 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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