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널에 갇힌 한 남자와 터널 밖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재난영화”
2014년 스릴러 ‘끝까지 간다’로 각종 영화제 상을 휩쓴 김성훈(45) 감독이 2년 만에 영화 ‘터널’(개봉 8월10일)로 돌아온다. 이번 작품은 무너진 터널에 갇힌 한 남자와 터널 밖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재난영화다.
하지만 ‘터널’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재난영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 작품에는 위기에 처한 시민들을 구하는 영웅도 없고, 다수의 사람을 몰살시키는 대재난도 없다. 영웅 같은 것도 없다. 터널에 갇힌 딱 한 명의 남자만 있을 뿐이다. 이 남자는 구조를 기다리면서도 폐쇄된 상황에 잘 적응해 가는데, 오히려 밖에 있는 사람들이 지쳐간다.

김성훈 감독
그래서 김 감독은 ‘터널’을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재난 상화에 빠진 터널 속 한 남자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를 둘러싼 터널 밖 사람들의 사회, 세상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터널’은 재난이라는 상황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 재난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다. 이는 뒷전인 채 윗선 보고에만 급급한 정부 고위 관료가 될 수도 있고, 특종 보도에만 혈안이 된 언론일 수도 있으며, 부실공사를 저지른 시공업체가 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이와 관련 “아무 잘못 없는 평범한 사람이 그가 속한 사회가 저지른 실수로 인해 재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이 상황 자체로도 보여줄 게 많았다”며 “‘터널’은 결국 생명에 대한 이야기다.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생명’이 요즘 너무 간과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런 부분에서 이 영화가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 감독은 “그 사건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우리 영화를 보고 그런 연관성을 느낀다면, 그건 현실이 그만큼 슬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또 터널 붕괴로 고립된 사람이 평범한 회사원 ‘정수’(하정우) 한 명인 것에 대해서는 “인간의 생명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인데, 희생자의 수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오히려 한 사람이 거대한 재난을 마주했을 때 외로움과 두려움은 더 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
손정빈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