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 2주 만에 일상 복귀한 최기영 태권도 관장
▶ 집도의 ‘놀라운 회복세’ ...병원 사이트 사례 공개
영화배우이자 리바이스 청바지 등 유명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도 활약해 주목 받았던 뉴욕의 최기영(60․사진) 영스 태권도 관장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극적으로 살아나 기적의 사나이가 되어 돌아왔다.
두 달 전인 4월 초 야구공 크기의 뇌수막종 진단을 받고 응급실에 급히 실려 갔던 최 관장은 수술 후 불과 2주 만에 현장에 복귀해 현란한 태권도 기술로 제자들을 열성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뇌수술 후 반신불구나 시력 및 청력 저하, 기억력 급감 등 각종 부작용이 뒤따르고 재활치료를 받더라도 정상적인 생활까지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 사례가 다반사지만 최 관장은 병원에서 처방한 약조차 복용하지 않는데도 부작용이 전혀 없이 곧바로 일상으로 복귀해 훨훨 날고 있다.
그를 치료했던 노스웰(구 노스쇼어)병원 의료진조차도 12시간의 기나긴 뇌수술 후 최소 2개월은 침대에 누워있어야 한다며 말렸지만 수술한 바로 다음 날 복도에서 발차기로 몸을 풀며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회복해가는 최 관장을 지켜보면서 그저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감탄했을 정도다.
수술집도의인 데이빗 샬리프 박사는 “아마도 평생 태권도로 몸과 마음을 꾸준히 단련해 온 덕분에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놀라워했고 병원 홍보팀은 격파 시범을 담은 동영상과 함께 그의 사례를 홈페이지에 올려 화제의 뉴스로 소개하기도 했다.
굳이 부작용을 꼽자면 머리가 백발이 된 것이라는 최 관장은 “수술 후 3개월여의 시간이 지났는데 마치 생후 3개월이 된 듯 새로운 생을 살고 있다”며 “마취 직전 수술대 위에 누워 둘러봤던 의료진은 마치 염라대왕 같았다”며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최 관장과 같은 증상이지만 종양 크기는 더 작았던 같은 입원실의 경찰관 출신 환자는 결국 살아 돌아오지 못했기에 수술실로 들어갈 때 죽음에 대한 공포는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고.
최 관장이 몸에 이상을 느낀 것은 지난해 여름. 태권도 시범을 선보이던 무대에서 갑자기 두 번이나 쓰러졌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져 가족들의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았고 4~5개의 치아가 한꺼번에 빠지고 어깨와 팔, 무릎 등에 통증이 밀려왔지만 침술과 치과 치료에만 신경을 썼을 뿐 뇌에 문제가 있다고는 꿈도 꾸지 못했던 것. 신체 오른쪽 부분이 마비되고 증상이 악화되면서 걸음걸이까지 휘청거리자 일부 학부모들은 태권도 관장이 술에 취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아니냐고 오해해 도장을 하나 둘씩 떠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병원 진료를 받지 않았던 것은 어려운 경제상황에 떠밀려 의료보험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영화 관련한 일로 거액을 사기 당했고 플러싱에서 10여년간 운영하던 도장은 임대료가 밀려 6년 전에는 결국 빈손으로 나와야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 후원자의 도움으로 4년 전 우드베리에 다시 도장을 열었지만 재정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던 것.
병원 진료를 미루고 미루다 우여곡절 끝에 올해 4월1일자로 겨우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고 그 직후 MRI 검사 결과를 확인하던 의료진이 응급차를 불러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한 시간만 늦었어도 생존이 어려웠던 위급한 상황이고 수술하다 죽을 수도 있다는 의료진의 말에 최 관장은 가족들과 마지막 식사라도 하고 싶었지만 꼼짝없이 중환자실에 누워 기도 밖에 할 수 없었다고.
수술 받다가 죽어도 하나님 뜻이고 다시 살아나면 하나님을 위해 살겠다고 기도했다는 최 관장은 “하나님의 때와 사람의 때가 다르다는 것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초기 증상이 나타나던 지난해 수술을 받았으면 25만 달러의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어 또다시 재정파탄에 처했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수술 시기는 최악으로 늦어졌지만 의료보험 혜택까지 받아 수술비 걱정이 없고 건강도 회복했으며 신앙도 단단해졌으니 이보다 더 다행일 수 없다는 최 관장은 “모든 것이 너무나 감사할 뿐이다. 복권 중에 최고 복권은 하나님 복권”이라며 웃었다.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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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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