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홍 Midwest 대학교수
지난 6월 22일 한미자선재단 (회장이무용) 이 주최하는 “6.25 한국 전쟁 66주년 참전용사 보은의 날” 행사에 아내가 미국국가와 한국국가를 불러달라는 부탁을 받고 몇몇 지인들과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이번 행사는 6.25 참전 용사와 가족, 한국교민 150명이 참석하고 낸시 와이맨 커네티컷 부 주지사, 참전용사 대표 James Shelmerdine 등이 참석하여 참전용사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감격적인 행사였다.
참전용사들은 80이 넘는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제복을 입고 의장대 사열, 제식훈련 시범을 보이고 한국전쟁 당시의 처참했던 모습과 세계 10위권으로 발전된 한국의 현재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보면서 감회의 회한에 젖은 듯 했다.
참전용사 회장은 찬조 연설 중 우리를 잊지 않고 보은행사를 매년 개최하는 한미자선 재단과 한인 여러 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한국 전쟁은 점점 잊혀져가고 있어서 미국 사회도 같이 이런 기념행사에 참여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으로 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을 하다가 감회에 젖어 눈물을 흘렸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다른 참석자들도 역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었다.
공식 행사가 끝나고 식사 중 참전용사 대표와 사적인 얘기를 하다가 연설도중 왜 눈물을 흘렸나는 질문에 혼자 참전하기 두려워 친구들에게 권유하여 같이 참전했었는데 자기만 살아 돌아오고 다른 친구들이 전사하여 하늘나라로 간 것이 생각나서 연설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없었다고 대답했다.
"20살에 참전한 내가 어느덧 이제 84세의 노인이 되었는데 지금은 눈 근처의 피부암으로 점점 눈이 안보이게 되어 몸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한국을 가보고 싶은데 경제적으로 여건이 어렵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나는 내년 행사에 참전 용사 두 명을 한국에 보내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워싱턴 근교 알링턴 국립묘지 한국전 참전 기념동판에 새겨진 글귀는 우리를 뭉클하게 한다. 그 비문에는 "우리 국민은 국가의 부름을 받아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나라, 만나 본적도 없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쳐 싸운 우리 아들딸들의 명예를 기린다"고 쓰여 있다.
현재 커네티컷에서는 약 40 여 명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살고 있는데 매년 숫자가 줄고 거동이 불편한 현실을 볼 때 우리가 힘을 합쳐 우리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참전 용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싶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미 자선재단 이무용 회장과 James Shelmerdine과는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두 분 다 80세가 넘은 고령이고 이무용 회장은 전립선암으로, James Shelmerdine은 눈 근처 피부암으로 투병 중이다.
더욱이 이무용 회장은 이날 행사가 끝나자마자 방사능 치료를 받으러 병원으로 급히 달려갔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인사회의 귀한 분이라는 생각과 함께 누군가 그의 뒤를 이어 이런 뜻 깊은 한인행사를 하며 커네티컷 주지사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후임자가 나타나길 기원했다.
한인사회가 노동법, 세금, 라이선스 등 우리의 기본 생존권이 걸린 문제로 어려움에 처할 때 정치적인 해결의 도움을 줄 리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오늘부터 내년에 한국전 참전 용사를 한국에 보내기 위한 기금운동 및 개인저축을 부지런히 해야 할 것 같다. 이런 결심을 하게 된 오늘은 뜻있고 의미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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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홍 Midwest 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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