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청사 앞 수백 명 성소수자.이슬람교도 평화 활동가 모여
▶ 희생자들 애도 “증오심.폭력 결코 용납 못해”한목소리

성소수자(LGBT)그룹과 이슬람교도 평화 활동가들이 함께 하트포드 주청사 앞에 모여 올랜도 총기 난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 WTHN.com)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지난 12일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역 내에서도 추모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전역에서 성조기를 내려 걸어 조의를 표하고 있고 이곳 커네티컷 주지사 관저에도 성조기와 함께 성소수자(LGBT)의 자긍심의 상징인 게이 깃발이 게양돼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사건이 보도된 당일 하트포드 주청사 앞에는 수백 명의 성소수자들과 이슬람교도 평화 활동가들이 한데 모여 최소 50명이 숨지고 53명이 부상당해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9.11 사건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올랜도 총기 난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날 추모 집회를 주도한 성소수자 옹호 그룹 라빈 맥헬렌 실장은 "이슬람교도들과 우리 성소수자들은 미국 사회에서 둘 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테러리즘과 증오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이번 추모 집회에 우리가 같이 모인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모임을 주도한 이슬람교도 평화 활동가 대표인 사우드 앤워씨도 "서로 성격이 매우 다른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우리 이슬람교도 커뮤니티가 함께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힘을 모아 어떠한 경우에도 증오심과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추모 모임에는 정치인들이 참석해 자신의 정치적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 크리스 머피 주 상원 의원은 "군인들이 소유할 만한 무기는 그 어느 누구도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더욱 강력한 총기 규제를 촉구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20대 '외로운 늑대,' 오마르 마틴이 자행한 이번 올랜도 총기사건에서 그가 사용한 AR-15은 최근 몇 년 새 벌어진 총기 참사에 단골로 사용된 반자동 소총으로 미국 총기 논란의 상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바로 이곳 커네티컷에서 벌어졌던 샌디훅 초등학교 참사 이후 총기규제를 강화하려 부단히 애를 썼지만 전미총기협회(NRA) 등 총기 옹호론자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갤럽의 발표에 따르면 총기규제 찬성 여론은 샌디훅 사건 때 58%로 올라갔다가 2014년 49%, 2015년 47%로 떨어진 상태이다.
성소수자 문제, 총기규제, 테러리즘 등 미국 사회에서 가장 논란이 뜨거운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번 올랜도 총기 사건의 여파가 과연 지역 내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되고 있다.
<
송용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