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을 어깨동무하고 한 병 깠습니다 한 병
이 새끼를 치더니 두 병이 되네요 당신 때문
입니다 나는 아무런 죄 없습니다 봄날의 석
양과 어깨동무한 것이 죄라면 할 말 없습니
다 그냥 달게 받겠습니다 나는 견디려고 애
썼습니다 잊으려고 작정했습니다 봄날의 석
양과 어깨동무 하는 순간 떠난 당신이 떠오
르는데 어쩌겠습니까 두 병이 세 병이 되더
니 네 병이 됩니다 자꾸 새끼를 치더니 이제
다섯 병입니다 5는 체념의 숫자라던데… 취
했습니다 당신을 그렇게 보낸 내가 죄인입니
다 할 말 없습니다 화냥년 같은 이 봄날 저
녁의 석양이 나를 자꾸만 꾸역꾸역 울게 합
니다 석양의 입술을 더듬는데도 자꾸만 당
신이 떠오릅니다 참으로 무정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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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영원하지 않고 이별도 미움도 영원하지 않다. 아무리 큰 상처도 세월 따라 잊혀져 언젠가는 사라져간다. 하지만 잊지 못해 몸부림치는 순간의 순정은 애달프기만 하다. 무정히 떠난 님을 마냥 그리워 한 것도 아닌데 석양 무렵에 한 잔 걸친 소주가 필시 죄인이다. 복받치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눈물을 흘리는 이. 석양을 빌어 술을, 술을 빌어 시를, 시를 빌어 그리움을 쏟아놓으니, 막무가내의 애상이 저녁 햇살처럼 붉고 슬프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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