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은 물론 청소년 층에도 만연
스토킹·폭언·신체상해 등 유형 다양
이메일·휴대폰 감시, 용서-재발 악순환
뉴저지에 거주하는 30대 한인 여성 김수인(이하 가명)씨는 남자친구로부터 받은 온갖 욕설과 폭력을 참다못해 전문 상담기관의 문을 두드렸다. 오래전 친구인 한 남성과 연락이 닿아 텍스트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을 알게 된 남자친구는 그때부터 김 씨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더니 최근에는 고함을 치는 등 언어폭력이 잦아졌다. 특히 얼마 전부터는 말싸움을 벌이던 중 팔목을 비트는 등의 신체적 폭력을 일삼기 시작했고 결국 김씨는 이별을 결심을 했다.
최근 한국에서 강남역 화장실 ‘묻지마 살인’ 사건의 여파로 여성혐오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데이트 폭력’이 한인사회에서도 빈발하고 있어 이에 대한 사회적 대처 의식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데이트 폭력’은 연인이나 커플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말하는 것으로, 폭행과 같은 신체적 폭력 뿐 아니라 막말과 폭언, 욕설 등 정서적•정신적 폭력까지 포함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감시행위를 하거나 강제로 손을 끌고 가거나 하는 등의 ‘행동 통제’도 포함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행위가 한인 성인들 사이는 물론 청소년층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있어 전문상담기관을 찾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뉴욕시 공립고 재학새 가운데 ‘데이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청소년 10명 중 1명은 데이트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피해자의 44%가 파트너로부터 원치 않는 성적 폭력 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데이트 폭력 유형도 단순 행동통제에서부터 스토킹은 물론 폭행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데이트 폭력은 커플 사이에 행동통제 행위부터 시작돼 점차 정서적 폭력, 신체적 폭력 순으로 심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가정문제연구소의 레지나 김 소장은 “자신의 연인이 현재 누구와 함께 있는지 확인하거나 옷차림을 제한하거나, 상대방의 휴대폰이나 이메일 내용을 검사하려고 하는 등의 행동이 데이트 폭력의 출발점이 된다”며 “어릴 때 부모와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못한 경우, 연인의 삶을 간섭하고 컨트롤링 하려 하는 심리다. 이는 일종의 불안장애로 결혼 후 의처증(의부증)으로 이어져 가정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행동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정서적 폭력으로 이어지며 문을 세게 닫는 행위, 욕을 하거나 위협을 느낄 정도로 고함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한 몸 밀치기, 물건을 던지거나 뺨을 때리고 발로 차기, 더 심각해지면 목을 조르거나 상해를 입히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으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성폭력도 데이트 폭력의 일부로 나타난다.
이 뿐만 아니라 헤어진 후에 벌어지는 폭력으로 헤어진 연인의 직장이나 집, 연락처 등을 알아내 연락하고 찾아가는 스토킹이 가장 대표적인 데이트 폭력에 포함된다.
김 소장은 “데이트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상대 남성이 폭언이나 욕설, 폭력을 한 번이라도 행사하면 그 행위에 대해 전문기관 상담이나 치료를 받을 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런 후에도 폭력적 행위가 재발하면 빨리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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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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