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에서 데이트 폭력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연인의 폭력적 행위들을 견디다 못해 상담기관을 찾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한인사회 내 가정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데이트 폭력은 상존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피해자들이 고통을 더 이상 감추지 않고 호소함으로써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데이트 폭력에 대한 인식과 계몽이 시급하다.
데이트 폭력은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흔하다. 한국의 경우 지난 3월 발표된 보고서(‘여성 대상 폭력에 대한 연구: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을 중심으로’)에 의하면 19세 이상 여성 2명 중 한명은 피해 경험이 있다. 남자친구로부터 심리적 정신적 폭력이나 폭행, 성추행?폭행 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19세 이상 남성의 57%는 가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에서는 배우자나 연인에 의한 폭력 피해자가 여성 10명 중 3명, 남성 10명중 한명 꼴이라는 통계가 있다. 미주 한인사회의 경우 양쪽 사회의 중간쯤으로만 잡아도 문제는 심각하다.
데이트 폭력의 문제는 이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벼운 정도의 강압은 연인사이에서 ‘있을 수 있는 일’로 여긴다. ‘사랑’으로 오해하기 때문이다. 시작은 질투와 간섭이다. 연인이 누구를 만나는지 일일이 참견하고, 자신과만 지내기를 바라며, 옷이나 머리모양까지 간섭하는 등의 행동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으로 해석하면서 문제는 시작된다. 상대방을 손아귀에 쥐고 통제해야 만족하는 병적인 소유욕은 자연스럽게 폭력을 동반한다.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가 되지 않는 방법은 하나다. 어떤 이유로든 폭력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폭력의 조짐이 보이는 순간 연인과의 관계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연인? 배우자에 대한 폭력은 어쩌다 욱 해서 나오는 돌발적 행동이 아니다.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면서 강도가 심해진다. 조기대응이 중요한 데 이를 놓치면 피해자는 고통의 수렁에서 헤어날 수 없게 된다. 심하면 목숨을 잃기도 한다. 한국에서 2005년~ 2014년 발생한 살인범죄 피해자 1만 여명 중 10% 이상은 가해자의 연인이었다.
젊은 날의 사랑이 폭력의 상처로 남는 것은 비극이다. 사랑과 집착, 용서할 수 있는 것과 용서해서는 안 되는 것을 구분하는 눈이 필요하다. 데이트 폭력을 인식하고 적극 신고하는 풍토가 커뮤니티에 조성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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