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롱스 ‘워크 어브 페임’ 오른 감독 피터 손 부모
▶ 웨체스터 토박이 손영탁• 김혜자 씨 부부

브롱스 워크 어브 페임으로 오른 아들 피터 손과 함께 브롱스 보로 빌딩 앞에서.

브롱스 위크 마지막을 장식하는 퍼레이드에 참석한 피터 손과 손영탁 김혜자 부부
지난 15일, 큰 아들 피터와 함께 오픈카로 브롱스 거리를 행진한 손영탁•김혜자 부부는 누가 뭐라 해도 웨체스터 한인으로는 토박이라고 부를 만한 올드 타이머이다. 브롱스에서 태어나 디즈니 픽사 사의 감독이 되어 브롱스를 빛낸 인물로 161가 브롱스 보로 빌딩 앞에 높이 그 이름이 새겨진 피터 손은 또한 이곳 에지먼트 학교를 다닌 웨체스터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한국 금성사를 다니던 손씨와 간호대 출신 김씨는 각각 1970년대에 이민을 와, 이민 초기 어려운 시기에 지인의 소개로 결혼을 했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듯이 단돈 몇 푼 들고 와 뉴욕 시내 무숙자 셸터에 짐을 풀었던 손씨와 남편을 도우며 가정지키기에 헌신을 한 김 씨의 삶은 코리안 아메리칸 스토리를 종횡으로 총 망라한 핵심 그 자체이다.
맨해튼에서 가판장사, 메신저 서비스 등 맨몸으로 뛴 손씨는 브롱스 야채가게를 거쳐 1988년에는 웨체스터 화이트 플레인즈에 위치한 미술상 ‘탐슨스(Thomson’s Art Supply)를 시작해 거의 30년을 운영해왔다. 지금의 안정된 생활은 물론 장성한 두 아들 피터(태윤, 39)와 필립(태준, 37)의 가정이 든든하게 미국사회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야 말로 이민자의 꿈이 성취된 것이다.
한국인으로서 뿐 아니라 아시안으로서는 처음으로 픽사사의 감독이 되어 ‘굿 다이너소’를 만들어낸 피터 손. 어머니 김씨는 ‘어릴 때 TV에서 만화영화를 마지막에 자막이 나올 때까지 보며 누구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까지 말했었다.’ 며, 아들이 굶기 딱 알 맞는 만화가가 될까봐 관심을 돌려보려고 풀룻을 시켜보고 하다못해 발레 학교까지 보냈다고 했다.
그러나 피터의 관심사는 온통 만화영화였다. 어머니로서는 들어보지도 못한 서부 끝에 있는 만화학교(칼아츠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에 가지 말고 ‘리즈디 RISD’를 가라고 말렸지만, “엄마 때문에 내 인생을 망칠 수는 없다.”며 만화영화의 길을 고집한 아들은, 그러나 오늘 날의 자신이 있기까지는 영화를 좋아하는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는 말을 항상 한다.
맞는 말이다. 애들이 어릴 때부터 도서관에서 영화를 빌려다 보여주곤 했던 김씨 자신이 영화광이다. 아직도 1960년대 한국에서 본 미국 영화들의 스토리를 다 기억하고 있는 김씨는 또한 세계 역사에 관한 책을 탐독하는 독서광이기도 하다.
한편, 매사에 빈틈없는 성실함으로 가정을 이끌어 온 아버지 손씨는 투철한 비즈니스맨이다. 그 가 초창기 브롱스에 세운 두개의 야채가게는 아직도 건재하다. 얼마 전 피터 손은 현재 다른 한인이 운영을 하고 있는 야채가게를 둘러보고는 ‘어릴 때 동생이랑 가서 놀던 그 곳이 아주 넓은 곳인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클로젯 만하다.’며 ‘아버지가 만드신 선반들이 아직도 그대로 있어서 감격스러웠다’고 말한다.
유태인이 운영하던 ‘탐슨스 아트’ 가게를 인수 받아 지하실에 쌓인 물건들 먼지부터 닦아낸 손 씨는 지난 30여 년을 온 정성으로 가게 구석구석을 가꾸어 냈으며, 지난 해 ‘유펜’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둘째 아들 필립에게 가게를 물려주기까지 전통 있는 아트 스토어로서 자리를 굳혀냈다.
손 씨는 이민 1세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을 다했으며, 이제는 명문대학에서 제대로 경영학을 전공한 2세 필립이 최신 마케팅으로 가게를 더욱 번영시키고 있다. ‘탐슨스 아트’는 이 지역 미술 대학 뿐 아니라, 아티스트들에게는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미술 도구를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두 부부는 필립과 부인 피아니스트 이현주 씨에게서 난 손녀 예본 손자 예준이를 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피터와 공예가인 부인 애나(Anna)에서 난 손녀 비비안과 손자 세미와는 늘 페이스북으로 정을 나누며 행복하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게 커다란 자부심을 안겨 준 코리안 아메리칸 스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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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려 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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