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기독교와 선교계 안에는 이슬람에 대한 두 가지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이슬람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과 이슬람과의 대화를 강조하는 입장이 그것이다.
전자는 무슬림들이 삶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코란이나 무하마드의 언행에서 부정적인 내용들을 부각시킨다. 이교도를 죽이라는 구절이나 지하드를 격려하는 구절들, 여성을 때리라는 언급, 그리고 무하마드가 6세 여자아이와 결혼한 일 등이 단골로 등장한다. 이들은 ‘IS는 이슬람이 아니다.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다’같은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그것은 기독교인들을 기만하려는 위장전술이라고 간주한다. 그들의 세력이 강해지면 무력으로 개종을 강요할 것이라는 것이다. 반면 후자는 신. 구약 성경에 나오는 내용들, 예를 들어 예수님이 말씀이시고 메시아라는 언급이라든지, 마리아를 통한 동정녀의 탄생, 예수님의 재림 같은 기독교적 진리들이 코란에 그대로 담겨져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코란은 종교를 강요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무슬림들은 폭력을 싫어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런데 사실 코란에는 상반되는 두 요소가 공존하지만 각 진영은 이슬람에 대한 입장에 따라 한쪽만을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다.
지금 한국교회와 선교계 안에서 이 두 가지 상반된 입장을 지닌 분들이 대립하고 때로는 서로를 비난하기도 하는 것이 안타깝다. 사실 모두가 이슬람 선교에 헌신된 분들이고 함께 일할 수 있는 분들인데 아군 내부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에 들었던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지금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인 한정국선교사가 몽골선교사 수련회에 강사로 가서, 당시 현지인들에게 세례를 줄 것인가 침례를 줘야 하는가 하는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던 선교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몽골은 겨울이 추워서 강이 얼어붙어 있으니 겨울에는 세례를 주고, 여름에는 강물이 흐르니 강에 가서 침례를 주면 됩니다.“ 참 지혜로운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선교사들이 그 조언을 수용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세례를 주는 방식에 대해 이견이 있을 뿐이지 세례를 줘야 한다는 더 본질적인 것에는 완벽하게 같은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슬람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분들도 이슬람 선교의 필요성과 중요성에는 완벽하게 의견을 같이 한다. 그 방법에 대한 입장이 다를 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두 입장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보완하는 면이 있다. 몽골 사례처럼, 말하자면 이슬람이 선교나 테러의 목적으로 들어오는 비이슬람 지역에서는 이슬람에 대해 경계하는 입장이 필요하고, 반대로 이슬람을 신봉하는 선교지에서는 이슬람과의 대화가 필수적이다.
이슬람에서는 종교와 정치가 구분이 안 되고, 이슬람 움마라는 종교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폭력을 포함한 정치적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실제로 코란이나 무하마드의 언행 속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요소가 있다 하더라도 선교사들이 어떻게 드러내놓고 코란이나 무하마드를 비난하면서 무슬림과 친구가 되고 선교할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두 가지 모두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안에서는 이슬람에 대한 경계, 밖에서는 이슬람과의 대화를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무슬림에 대한 거부와 폭력은 이슬람 선교를 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무슬림에 대한 사랑이 그들을 변화시킨다. 그것이 우리 주님께서 말씀하신 선교방식인 것이다. 이슬람에 대해 경계하는 것이 무슬림에 대한 사랑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하지만 동시에 이슬람과의 대화가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시고 십자가를 지게 하셨다’고 하는, 이슬람이 거부하는 기독교 복음의 본질에 대한 전파를 흐리게 해서도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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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운(MVP 선교회 소속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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