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선 주요 이슈의 하나는 불법체류자 문제다. 공직이라고는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고 황당무계한 주 장만 늘어놓는 도널드 트럼프가 줄곧 공화당내 경선 후보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이 문제에 관한 그의 초강 경 입장이 많은 공화당 보수파의 지지 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공화당 내에서 는 불법체류자에 대해 온건한 입장을 내놓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 들다. 이에 비교적 우호적 입 장을 보였던 젭 부시는 쓸 데 없이‘ 앵커 베이비’ 발언 을 했다 본전도 못 찾았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마 르코 루비오도 불법 체류자 에게 합법 체류 자격을 주자 던 종전 입장에서 강경 노선 으로 선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논쟁이 얼마 나 실익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미 미 국으로 들어오는 멕시코인보다 미국 을 떠나는 멕시코인이 많아지기 시작 했기 때문이다. 이런 조짐이 보이기 시 작한 것은 이미 오래 됐다. 2005년부 터 사상 최대 규모로 멕시코인들이 미국을 떠나기 시작했고, 2010년부터 이 추세는 감소했으나 미국으로 들어오 는 멕시코인 숫자는 이보다 더 큰 폭 으로 줄기 시작했다. 퓨 연구소 조사 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00년까지 294만이 미국에 들어오고 67만이 멕 시코로 돌아갔으나 2005년부터 2010 년까지는 137만이 들어오고 139만이 돌아갔다. 그러나 2009년부터 2014년 사이에는 87만 명만 들어오고 100만 이 돌아갔다.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2007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 내 일자리가 대폭 줄었고 국경 경비도 까다로워졌기 때 문이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밀입국 하는 사람 수는 계속 줄고 있음에도 국경을 넘다 사망하는 사람은 오히려 늘고 있다. 경비가 강화되면서 보다 험 준한 루트를 택하다 사막이나 산악 지대의 악천후를 견디지 못하고 목숨 을 잃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애리조 나 남부 일대에서 발견된 이들 시체는 11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108명에 비해 10% 증가했 다.
반면 멕시코는 북미 자유 무역협정(NAFTA) 이후 많 은 공장이 들어서면서 일 자리가 풍부해졌고 출산율 도 급속히 줄어들며 노동 인구가 부족해졌다. 최근 여 론 조사 결과 멕시코인 중 47%는 미국으로 가는 것보 다 멕시코에 남아 있는 것이 살기에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불법체류자에 대한 일부 편 견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미국인들이 원하지 않지만 미국 경제가 돌아가는 데 필수적인 농장 노동과 건축, 막노 동 등을 하며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하 고 있다. 트럼프 주장대로 1,200만에 달하는 이들이 모두 추방될 경우 미 국 경제는 9/11 테러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타격을 받을 것이다.
지금 미국이 해야 할 일은 불법체 류자를 욕하고 추방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 공급이 중단될 경우 앞으로 그 노동력을 어떻게 대체할 것인지 연구 하는 것이다.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지금 엉뚱한 문제를 가지고 헛소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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