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별명은 ‘아는 자의 주인’ (master of men who know)이다. 물리학에서 윤리학, 정치학에서 생물학, 시학 등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학문 분야에서 업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처럼 광대한 영역에서 지식을 탐구한 인간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스승 플라톤의 학교 아카데미에서 20년 동안 공부한 그는 스승이 죽은 후 따로나와 리세움이라는 학교를 세워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그가 이끈 모임의 이름이 ‘소요학파’(peripatetic school)였다.
학생들을 교실에 모아놓고 책상에 앉힌 후 가르치는 대신 길가를 ‘소요’하며 토론식으로 진리를 탐구했기 때문이다.
그가 왜 걸어 다니며 제자를 가르쳤는지는 분명히 밝혀진 바 없지만 걸으면 두뇌 활동이 촉진돼 생각이 맑아진다는 것은 이제 과학적으로 입증돼 있다. 그리스 이후 가장 열심히 그리스 철학을 공부한 독일도 하이델베르크 등지에 ‘철학자의 길’로 불리는 산책로가 나 있다.
걷는 대신 가만히 앉아서 일하는 것은 작업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건강에도 나쁘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컴퓨터가 필수품이 된 요즘 일반 근로자들은 평균 10시간을 앉아서 보낸다. 집에 돌아가서도 TV를 보거나 컴퓨터나 스마트 폰을 두들기며 앉아서 지내는 것이 보통이다.
의학 전문가들은 장시간을 앉아서 보낼 경우 심장병과 고혈압, 당뇨와 비만, 암 발병 확률이 높아질뿐만 아니라 근육과 관절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말하고 있다. 영국의 스포츠 의약 저널에 따르면 8시간 근무할 경우 최소 두 시간은 일어나 있어야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30분만 앉아 있어도 신진대사는 90%가 느려지고 나쁜 지방을 혈관에서 근육으로 옮기는 효소 활동도 둔화되며 2시간이 지나면 좋은 콜레스테롤 양은 20%가 줄어든다. 5분만 일어나있어도 이같은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장시간 앉아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형 당뇨와 심장병 발병 확률은 2배, 암 발병은 13%, 사망 가능성은 17%가 늘어난다.
한 때는 앉아 있지 말고 서 있기만 해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보고도 있었으나 최근 나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지 서 있는 것만으로는 별 효과가 없으며 짧게나마 자주 일어나 돌아다니는 것이 좋다. 화장실도 자주 가고, 커피 브레이크도 자주 갖고, 동료와도 이메일이나 전화 대신 방으로 찾아가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습관을 들이라는 것이다.
세계 보건 기구(WHO)는 인류의 95%가 장시간 앉아 생활을 하는 등 비활동적인 생활 습관으로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최소 1주일에 다섯 번, 한 번에 30분씩 빠르게 걷기 등 보통에서 약간 강한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지혜가 그가 죽은 지 2300년이 지난 지금 다시 확인되고 있다. 앉기보다는 서고, 서기보다는 걷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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