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자연 그대로’‘ 현지에서 생산된’‘ 제철의’ … 라는 표현처럼 먹거리를 먹고 싶게 만드는것도 없다. 뭔가 아삭아삭하고 싱싱하고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듬뿍들어 있을 것 같은 느낌, 먹으면 정신도 몸도 깨끗해질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대개 떠올리는 것이 샐러드이다.
오랜 세월 건강식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샐러드가 요즘 빛을 잃어 가고 있다. 빛 좋은 개살구였다는 지적이다. 건강을 생각하고 다이어트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샐러드를 선택해야 한다고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식당에 가서 다른 메뉴들 제치고 샐러드를 주문하거나, 저녁을 샐러드로 때우고 나면 뭔가 장한 일을 한 듯 뿌듯해지곤 했다. 기름기 많고 열량 높은, 그래서 그만큼 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유혹을 물리쳤다는 사실 때문이다.
‘샐러드 = 건강식’이란 통념에처음 부정적 시각을 몰고 온 것은 드레싱이었다. 어떤 음식이 ‘몸에좋다’는 인식이 생기면 사람들은 좀처럼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객관적 사실들을 따져 볼 생각을 하지않고 무조건 ‘좋다, 그러니 많이 먹자’ 하는 식이 된다. 온갖 보양식들의 내용을 일일이 짚어보고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좋다니 먹어 두는 것이다. 샐러드도 마찬가지다. 접시에 그득 담긴 각종 야채 위에 드레싱을 듬뿍 쳐서 잔뜩 먹고는 다이어트 식사했다고 흐뭇해한다. 드레싱이 기름 덩어리라는 사실은 계산에 넣지 않는다.
샐러드에 대한 건강식 통념을 기반으로 식당들이 개발한 것은 닭고기, 오리고기, 돼지고기 등 갖가지 육류를 얹은 샐러드. 거기에 치즈, 드레싱 잔뜩 얹어 내놓아도 손님들에게 그것은 여전히 샐러드이고, 저열량 식사로 인식이 된다. 예를 들어 애플비스의 오리엔탈 치킨 샐러드 일인분의 열량은 1,400칼로리. 반면 빅맥 한 개의 열량은 563칼로리. 빅맥 두 개를 먹고 나면 고열량 식사한 것 같아 죄책감을 느끼면서 앞의 치킨샐러드를 먹고는 가벼운 식사를 한듯 여기는것이 보통이다.
눈 가리고 아웅 식 열량 문제에 더해 최근 샐러드에 대해 제기되고있는 문제점은 영양 문제. 영양상 빵점이라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양상추. 영양 면에서 양상추는 맹물이나 다름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식품별로 100칼로리 당 27개 영양소를 얼마나 함유하고 있는 가를 측정한 영양의 질 지수를 비교해보면 채소중 가장 부실한 4가지가 오이, 홍당무, 아이스버그 레터스 그리고 셀러리이다. 모두 샐러드 단골 재료들이다. 이들 채소의 물의 함량은 95~97%. 맹물에 비해 아삭아삭한 맛이 가미되었을 뿐 영양상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샐러드 재료를사는 대신 그 가격에 브로콜리나 양배추, 고구마를 사서 조리한다면 훨씬 영양이 풍부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이 된다는 결론이다.
음식에도 심리학이 작용한다.
‘자연 그대로 신선한, 현지 재배제철’ 채소 샐러드라는 선전에 너무 혹하지 말자. 영양상 물 한잔 마시는 것이나 다름없을 수도 있고,빅맥 두 개 먹는 것보다 고열량일수도 있다. ‘샐러드는 건강식’이란 환상에서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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