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희 ‘정원에서’
화엄경 펼쳐놓고 산창을 열면
이름 모를 온갖 새들 다 읽었다고
이 나무 저 나무 사이로 포롱포롱 날고
풀잎은 풀잎으로 풀벌레는 풀벌레로
크고 작은 푸나무들 크고 작은 산들 짐승들
하늘 땅 이 모든 것들 이 모든 생명들이...
하나로 어우러지고 하나로 어우러져
몸을 다 드러내고 나타내 다 보이며
저마다 머금은 빛을 서로 비춰 주나니
/ 조오현(1932- ) ‘산창을 열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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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펼쳐 들고 산창을 여신 스님께서 책 밖의 세상에서 화엄을 보신다. 화엄의 세계는 만물이 어우러져 하나의 큰 빛을 이루는 온전한 깨달음의 세계일 것인 즉, 그것은 어느 특정한 장소도 시간도 아니며 어느 특정한 책 속에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산창은 화평을 향한 마음의 창이다. 그 창 열리니 화엄 속을 뛰노는 새와 벌레와 짐승들이 보인다. 화엄이란 이처럼 낮고 단순하기만 한 것을...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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