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인터넷판, 헬리콥터 부모’에서 ‘잔디 깎기 부모’로
부모 극성 심해져
‘미 최고의 명문대학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학생들이 급증해 학교들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의 수험생을 방불케 하는 극심한 경쟁을 견디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특히 눈에 보이는 성공만을 강조하는 극성 학부모들이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27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아이비리그 하나인 펜실베니아대학에서는 2014∼2015년 13개월간 무려 6명이나 목숨을 끊었다. 올 들어 뉴올리언스에 있는 툴레인 대학에서도 4명이 세상을 떠났다. 역시 아이비리그 가운데 한 곳인 코넬대학에서는 2009∼2010년 사이 6명이, 뉴욕대학에서도 2003∼2004년 5명이 목숨을 끊었다. 미국에서 15∼24세 사이 인구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의 비율은 2007년 10만 명당 9.6명에서 2013년 11.1명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대학 내에서의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 대학 상담센터들의 조사 결과, 센터를 방문하는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불안과 우울증 등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2년 새 13%포인트나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고교에서 일등만 하다가 명문대에 들어온 뒤 자신보다 훨씬 우수한 친구들을 만나며 겪는 충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 내 상담사들은 극심한 경쟁 못지않게 외형적 성공만을 중시하고, 다 큰 자식들의 일상에 간섭하며, 독립의 기회를 앗아가는 부모들도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다 큰 자식의 주위를 날아다니며 간섭하는 ‘헬리콥터 부모’가 문제였다면, 요즘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아예 부모가 앞장서 장애물을 제거해주는 ‘잔디 깎기 부모’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스탠퍼드 대학 1학년 담당 학장 줄리 리트콧-하임스는 2002년 학장으로 취임한 뒤 부모가 자식과 항상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모습 뿐 아니라, 수업등록을 도와주러 직접 오거나, 심지어 교수 면담까지 신청하는 모습을 직접 경험했다.
문제는 학생들이 이런 부모를 창피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고마워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학생들이 가장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동성이나 이성 친구가 아니라 부모라는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리트콧-하임스는 "부모들의 이런 사랑은 자식을 강하게 하는 게 아니라 숨을 조이게 만든다"면서 성인이 된 자식들이 부모로부터 독립해 홀로 서고, 실패도 맛볼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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