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밸리의 일몰’ 조이스 리
야생 사과 떨어지는 소리. 빛은
고통을 모르지. 우리를 핥아주는 뒤뜰
불붙는 듯 푸른, 신발박스로 잡은
그 여우. 너의 셔츠는 회복의
텐트 안에서 보는 성좌들. 손을 놓으면
그 동물을 안심하게 할 수 있지. 책장 위의
달. 너의 털을 느껴봐.
난 기억 속으로 널 불러들이려는 거야.
이끼는 별들을 훔쳐와 네 뺨에 빛나게 하고
네 몸의 미래 속에서 용감함은 부드러워지네
진자처럼 흔들리는 손전등. 너의 얼굴은 마치
그 전축 소리, 열광적으로 도는
우리 같이 늙어가자. 거트루드 스타인 무서워하지 말고
용감하게.
/ 줄리아 코헨 ‘어둠 속에서 사랑을’ 전문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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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히지 않는 시이지만 젊은 연인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읽어보면 어떨까. 뒤뜰엔 야생 사과 열매가 툭 툭 떨어지고, 창문으로 달과 별이 스며드는 방안, 손전등 같은 등불아래 이들이 사랑을 나눈다. 달빛, 성좌, 전축, 여우, 회복 그리고 기억 같은 어휘들은 모두 부유하는 사랑의 언어들이다. 불안정한 초현실적 이미지들을 아우르며 화자가 다짐하는 ‘함께 늙어가자’는 사랑의 약속은 불안하여 더욱 성숙하고 그리하여 더욱 낭만적이다.
<임혜신/시인>
* 거투르드 스타인 : 파리를 중심으로 활약한 미국의 시인이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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