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부차기서 아르헨티나 꺽고 99년만에 우승
칠레 축구 대표팀이 4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물리치고 99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칠레가 99년 만에 코파 아메리카를 품에 안았다.
칠레는 4일 칠레 산티아고 에스타디오 나시오날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15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120분을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1로 이겼다.
앞서 단 한 차례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던 칠레는 1916년 대회 출범 후 처음으로 정상을 밟았다.
경기 내내 아르헨티나의 공세를 온 몸으로 막아낸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FC바르셀로나)는 승부차기에서도 결정적인 선방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대회 초반 음주운전으로 기자회견장에서 굵은 눈물을 쏟아냈던 아르투로 비달(유벤투스)은 홈 팬들에게 속죄의 우승컵을 선사했다. 지난달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에게 당한 판정패도 되갚았다.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앞세워 22년 만에 우승을 노렸지만 칠레의 벽을 넘지 못했다. 메시의 첫 국제 메이저대회 우승 역시 다음으로 미뤄졌다.
홈 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은 칠레는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날)와 에두아르도 바르가스(퀸즈파크레인저스)로 공격진을 구성했다. 아르헨티나는 앙헬 디 마리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세르히오 아게로(맨체스터 시티), 메시로 대응했다.
칠레는 아르헨티나를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11분에는 비달이 왼발 터닝슛으로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위협했다. 세르히오 로메로(삼프도리아)가 몸을 날려 간신히 쳐냈다.
아르헨티나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20분 메시의 프리킥을 아게로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9분 디 마리아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불안감이 드리워졌다. 전반 종료 직전 에세키엘 라베치(파리 생제르망)의 슛은 브라보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에도 두 팀은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아게로 대신 곤살로 이과인(나폴리)를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칠레의 공격은 산체스가 주도했다. 산체스는 후반 37분 2선에서 넘어온 공을 오른발 터닝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이날 칠레가 잡은 가장 좋은 기회였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종료 직전 경기를 끝낼 뻔 했다. 메시에서 시작된 공이 라베치를 거쳐 이과인에게 향했다. 이과인은 골키퍼와 수비수를 지나쳐 자신에게 배달된 공에 발을 갔다 댔지만 옆그물을 때렸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11m 룰렛’이라고 불리는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두 번째 키커부터 희비가 엇갈렸다.
칠레 비달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했지만 아르헨티나 이과인의 슛은 하늘로 향했다. 아르헨티나 세 번째 키커 에베르 바네가(세비야)의 슛은 브라보가 쳐냈다.
3-1에서 공 앞에 선 칠레 4번째 키커 산체스는 로메로를 완벽하게 속이는 파넨카킥으로 길었던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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