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실 ‘나의 숲’
커피숍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도무지 영양 같은 것은 생각지 않는 사람들이야.
치즈 샌드위치 토스트를 즐겁게 주문하고
쵸콜릿 달걀 크림과 프랑스식 레몬 머랭파이를 더 주문하지.
부모나, 치과, 병원에서 늘 하는 끝없는 경고도 없고
치실을 다짜고짜 들이대는 이들도 없으니까.
그들은 가구가 다 준비된 방에 살고, 나가고 싶을 땐
언제든지 밖으로 나가 설탕 묻힌 도넛과 커피를 엄청 마시지.
그리고 담배를 지저분한 접시에 꺼버리곤 해.
/ 에드워드 필드 (1924- ) ‘커피숍에서 식사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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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이야기 같지만 시인 자신의 옛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파이와 커피를 즐기는 화자는 가구가 있는 방, 즉 호텔에 사니까 여행자이다. 모두들 건강식들을 추구하는 요즘이지만 좋은 것만 먹고 살 수는 없는 것이 인간이 아닌가. 좀 과장하자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케익과 커피처럼 쓰고도 달콤한 작은 죄들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 즐거운 죄를 지으면 안 되는 시간이 온다. 늙음과 병이다. 분방하던 시절을 넌즛 그리워하는 재미있는 시이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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