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디자이너 크리스티나 김 참여
▶ 와츠 타워를 코트·드레스로 선보여
크리스티나 김씨가 디자인한 코트. <사진 Yoshihiro Makino>
크리스티나 김씨가 자신이 작품 주제로 선택한 글로리아 스튜어트의 ‘와츠 타워스 I’ 옆에서 활짝 웃고 있다.
■ ‘웨어 라크마’ 봄 컬렉션
“라크마를 입으세요”
LA카운티 미술관의 ‘웨어 라크마’(Wear LACMA) 2015 봄 컬렉션에 한인 디자이너의 작품이 선보인다.
패션라인 ‘도사’(dosa)의 크리스티나 김(Christina Kim)씨와 ‘프리시티’(FREECITY)의 디자이너 니나 가두노(Nina Garduno)는 2015 ‘웨어 라크마’의 파트너로 초청돼 미술작품을 소재로 한 의상과 액세서리 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웨어 라크마’는 라크마가 2012년부터 계속해온 프로젝트로, LA의 유명 디자이너들을 초청, 라크마 소장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패션 상품을 한정판(limited edition)만 제작해 판매하는 ‘아트 패션’ 컬렉션이다.
크리스티나 김씨는 배우이며 화가였던 글로리아 스튜어트(Gloria Stuart)가 그린 2개의 와츠 타워(Watts Towers) 그림을 주제로 디자인한 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와츠 타워는 사이먼 로디아(Simon Rodia)가 1921년부터 무려 33년 동안 만들어 완성시킨 세계 최대의 수작업 건축물인 센트럴 LA의 명소.
크리스티나 김씨는 이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드레스와 코트, 스커트, 셔츠, 실크 파자마, 가방, 액세서리 등에 곱고 우아하게 프린트한 패션을 창조했다. 가격은 49~1,232달러로 결코 싸지 않지만 환경친화적 옷감과 천연물감만을 사용하는 ‘도사’의 철학이 반영된 작품들이다.
김씨는 1984년 어머니와 함께 ‘도사’를 창업, 사람의 손길이 닿는 패션을 만든다는 철학에 따라 인공재료를 피하고 천연 누에로 생산한 비단이나 베틀로 짠 면을 소재로 심플한 옷을 생산하고 있다. 인도, 버마, 멕시코 등지의 장인들과 협업하여 옛날 방식을 사용한 무공해 의상과 생활용품들을 제작하고 있으며, 모든 재료를 남김없이 재활용하는 것은 물론 유해한 표백제로 탈색하는 대신 ‘불완전한 백색’ 면을 그대로 사용한다. 당연히 그가 제작한 의상은 비쌀 수밖에 없는데 그의 철학에 공감한 고급 소비자들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김씨는 10년 전 타임지에 ‘선구적 환경지킴이’로 소개된 적이 있으며 그때 인터뷰에서 “환경을 구하기 위한 거창한 아이디어에는 큰 관심이 없다”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패션에 관해서는 사람들이 최종 생산물에만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지만 나로서는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한 벌의 옷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책임을 느낀다”고 말한 바 있다.
김씨와 함께 2015 ‘웨어 라크마’를 디자인 한 니나 가두노는 17세기 화가 필립 드 샹페뉴가 그린 ‘성 어거스틴’을 주제로 티셔츠와 스웨트셔츠(75~198달러)를 디자인했다.
지난 21일부터 판매가 시작된 이 작품들은 라크마 스토어와 온라인 스토어(thelacmastore.org)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수익금은 얼마전 타계한 크리스 버든의 ‘어번 라이트’(Urban Light)의 보존작업에 사용된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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