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모. 젊은 세대는 어떤지 모르겠다. 50대 이상의 한국인은 그 이름 석 자만 대면 ‘아! 그 사람’하는 반응을 보인다.
1948년부터 대한민국은 빠지지 않고 올림픽에 참가했다. 그러기를 일곱 차례, 그러니까 근 30년 가깝도록 금메달을 한 번도 따지 못했다. 금메달의 비원이 이루어진 것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다. 레슬링에서 양정모 선수가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한 마디로 온통 야단이 났었다. 전 신문이 양정모 이야기로 도배질하다시피 하는 등 그 흥분은 패닉 상태에 가까웠다.
이제는 우리도 국제사회에서 한 몫을 하는 당당한 존재다. 그런 자긍심을 심어 주었다고 할까. 하여튼 양정모란 이름은 한동안 국민적 영웅의 대명사였다.
김원기란 이름을 기억하는가. 대한민국의 2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 이름을 기억 못한다. 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에서 한국은 이제 보통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딴다. 그러니까 흔해 진 게 금메달리스트다. 그래서 별 감격도 없는 것이다.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랭킹을 따진다. 그러면 톱 10에 안 들어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올림픽 메달 순위가 그렇고 경제력이 그렇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한 나라의 국력을 측정하는 주요 바로미터의 하나가 군사력이다. 경제적 파워, 인구, 기술수준, 군이라는 방대한 조직을 관리하는 조직력 등의 종합 세트격인 것이 바로 군사력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최근 세계 톱 10의 군사력 보유 국가를 발표했다. 1위는 미국이다. 연간 국방예산만 5,770여억달러를 지출하는 미국의 군사력은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러시아다. 국방예산은 미국의 10분의 1정도 규모이지만 세계 최강의 탱크부대를 거느린 러시아는 여전히 만만치 않은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3위는 중국, 4위는 인도로 분류됐다. 5위와 6위는 영국과 프랑스.
세계 랭킹 7위 군사력의 국가로는 대한민국이 꼽혔다. 8위는 독일, 9위는 일본 그리고 10위는 터키가 각각 차지했다.
꽤나 뿌듯하게 들린다. 금석지감마저 느낀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의 주 교전국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그 왕년의 세계열강과 대등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니.
그런데 한편으로 ‘정말일까’하는 의심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한 나라의 군사력이라는 것을 단순히 하드파워로만 재단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하루가 멀다고 들려오는 것은 방산비리 뉴스다. 별 넷이다. 그런 군의 고위직들이 줄줄이 부정부패에 연루돼 옷을 벗는다. 정치권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더 참담하다. 친노(親盧)니, 친박(親朴)이니 하는 패거리정치의 병리현상이 날로 중 증세를 보여 하는 말이다.
“한국의 경제는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다‘-. 20년 전 한 재벌 총수가 한 말이다. ‘정치는 여전히 4류 급이다. 그런데 군사력은 세계 톱 수준이다’- 이게 도대체 가능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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