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구의 희생자가 올라온다
저리 슬픈 느낌표를 보았느냐
움직이지 말라는 말을 신뢰한 죄로
영원히 움직일 수 없는 몸이 된
저리 슬픈 느낌표를 보았느냐
우리에게 가만히 있지 말라고
앞서서 움직이라고 침묵으로 일갈하는
죽임당하며
살아나
물 밖 세상도 서서히 침몰 중이라고
우리를 자각시켜주는
처절한 영혼들의 외침
들리는가
우리들이 살아날 수 있는 마지막 에어포켓
양심과 연대와 정의와 사랑이여!
평등과 평화의 항로에서
우리들을 무한경쟁체제로 몰아대며
눈앞의 이윤만을 추구하며
나라를 기울어뜨리고 있는 자들이 누구인가
적시하며
이제 우리는 슬픔을 분노로 승화시켜야 한다
분노를 울컥울컥 토해야 한다
/ 함민복 (1962- ) 세월호 추모시 ‘마지막 에어 포켓’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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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오늘, 우리는 속수무책 바다에 침몰하는 세월호를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비탄과 경악. 썩어문드러진 정치, 사회 구조에 대한 분노. 세계최고의 교육수준과 ICT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나라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침몰하는 것은 배가 아니라 물 밖 세상이다. 서민들은 대체 무엇에 발을 딛고 하루하루를 열어간단 말인가. 답답하다. 세상 어딘가에 반드시 있을 생명의 에어포켓을 우리 사회는 진정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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