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완성 대작들 완성과정 관람케
▶ 11일부터 샌버나디노 ‘예술사랑’
화가 박혜숙씨가 스튜디오를 샌버나디노의 갤러리 ‘예술사랑’으로 옮겨 그녀의 작업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전을 연다.
■ 박혜숙씨 이색 작품전
화가 박혜숙의 스튜디오에 몇 번 가본 적이 있다. 결코 작지 않은, 아니 무척 큰 공간인데도 어디 한 곳 편히 앉을 데가 없고, 좀 돌아다닐라 치면 징검다리 건너듯 조심해야 했다. 벽마다 수많은 캔버스들이 세워져 있고, 바닥에도 온군데 깔려 있어서 그림을 밟지 않으려면 캔버스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어야했던 것이다. 갈 때마다 그림을 실컷 봤지만 한 번도 실컷 봤다는 기분이 든 적이 없는 것은 대부분 작업 중인 그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완성이라 물감이 말라야 해서 그렇게 펼쳐 놓은 것이다.
그런 박혜숙의 작업과정을 누구나 직접 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다. 4월11~30일 샌버나디노의 갤러리 예술사랑에서 열리는 ‘작업의 과정’(Work in Progress) 작품전.
완성된 작품의 전시가 아니라, 지난 몇년 동안 계속해 오던 대작들을 완성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로, 작가가 전시기간에 화랑에서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원초적인 감성과 지성으로 작업하는 박혜숙은 우리 신문의 오피니언 지면에서 오랫동안 문화 칼럼을 써와 독자들과도 친숙한 작가. 그녀의 60년 인생을 기념하여 예술사랑(대표 김성일)이 주최하고 남가주 한인미술가협회(회장 최윤정)가 후원하는 이 특별한 전시에는 캘리포니아의 빛과 자연, 서예의 선, 삶에 대한 강렬한 의식에 영감을 받은 작업들로서 초기의 대작과 최근 시작한 산의 연작이 전시된다.
강렬한 색조와 거친 필치의 개성이 살아 숨 쉬는 작품을 창조하는 박혜숙이 캔버스를 앞에 놓고 그녀가 선호하는 정서적이고 감성적인 이미지와 명증함을 나타내는 이성적 필치 사이에서 고심해 온 작업들의 과정을 보여주게 된다.
서울대 미대와 UCLA 미대를 졸업한 박혜숙은 LA에서 30여년간 작업하면서 남가주와 뉴욕, 서울 등지에서 수많은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다. 오는 6월 부산 아트페어에 나가고, 10월에는 북경에서 개인전이 열린다.
한편 LA에서 1시간15분 거리의 샌버나디노 산자락에 위치한 갤러리 예술사랑은 조각가 김성일씨와 도예가 김홍비 부부의 작업공간이며 전시공간으로 이곳서 많은 작가들이 전시도 하고 문화행사를 갖고 있다. 도자기 상설 전시장에서는 김홍비씨가 만든 도예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구입할 수 있으며 세라믹 클래스가 열리기도 한다.
자연의 정기가 야생의 것으로 서려 있는 이곳서 박혜숙의 작업을 볼 수 있는 것은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특혜이며 기쁨의 하나가 될 것이다.
리셉션은 11일 오후 5~10시.
갤러리 예술사랑 15551 Cajon Blvd. San Bernardino, CA 92407
(909)576-5773, (909)573-9929, www.loveartstudio.com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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