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작은 별장에서 생을 보낼 수 있다면 좋을거야
아침이면 차고, 축축한 바위에서 그림을 그리는,
로컬 아티스트가 된다면, 기분 좋은 노인,
전통적인 기법의 그림이라면
꽤 잘 그릴 수도 있었을,
하지만 재능은 그저 그렇고
물감도 별로 없는.
몇 가지 갈색과 누구나 다 아는 푸른색들.
스냅단추로 눌러 올린 헝겊 모자와
스웨터, 헐렁한 낡은 바지와 편한 신발.
하지만 이 꿈들은 이루어지지 않을 거야.
가능성이 날마다 줄어가거든,
가을날의 제비들처럼.
만일 네가 나를 찾아온다면
나는 여기 네브라스카,
플라테강에서 30마일 남쪽
꿈이 지나가는 경로,
바로 그 아래 있을 거야
/ 테드 쿠저(1939- ) ‘물감도 몇 개 없는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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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아주 작은 삶을 꿈꾼다. 소박한 개인이 꿈꿀 공간이 있는 무명의 낮은 세상을 꿈꾼다. 이 시대는 속도와 긴장의 시대이며 화사하고 강렬한 자극이 판을 치는 거친 곳이다. 이곳에서 행복은 허상일 뿐이다. 진정한 개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꿈꾼다. 뒤로 좀 처진 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림을 그리지만, 사람 좋은 이웃으로 살고 싶다는 꿈. 비로 실현되지 않더라도 이런 꿈은 꾸는 것만으로 세상이 따스해질 것 같다.
<임혜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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