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봄 이민당국이 불시단속을 벌인 한인타운 내 ‘프로디 유니버시티’에서 수업을 받고 있던 학생은 등록 재학생 900여명중 단 3명뿐이었다. 같은 날 ‘아메리칸 법의학 칼리지’엔 1명만이 종교학 수업에 출석했을 뿐 새 학기 시작 이틀째인데도 나머지 300여 ‘재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500여명 재학생 명단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무작위로 인터뷰한 35명 중엔 달라스의 미용실 주인도 있었고 라스베가스에 산다는 부부도 있었으며 한 사람은 교실에 있어야 할 시간에 뉴욕에서 휴스턴, 호놀룰루까지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들 중 LA거주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렇게 지난 4년간 수사를 벌여온 ICE는 11일 LA 한인타운 내 3곳을 포함 4곳의 한인 운영 어학원들을 급습,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날 체포된 업주 등 한인 3명은 입학허가서(I-20)불법 발급 및 이민서류 위조, 돈 세탁 등 20여건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되었다.
불법 ‘비자장사’ 사기가 또 터진 것이다. 가짜 유학생들에게 돈 받고 I-20 서류를 파는 어학원들의 불법 변칙 운영은 벌써 수십년된 한인사회 고질이다. 2003년 테러방지 안보강화를 위한 유학생등록시스템(SEVIS) 시행이후 좀 감소될까 기대했으나 I-20 발급자격을 갖춘 어학원들의 대규모 장사로 오히려 변칙운영이 확대된 듯 보인다. 교수도 교육장비도 필요없는 ‘대학’에서 쉽게 돈을 벌려는 업주와 출석 한 번 안하고 유학생 신분을 사고 싶은 ‘가짜 유학생’의 공생관계가 맞물린 탓이다. 이번에 적발된 어학원 등록학생 상당수는 30~50대 연령층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로컬 미디어만이 아니라 CNN과 월스트릿저널 등 전국언론에서도 자세히 보도되어 한인사회는 ‘이민사기의 온상’으로 또 한 번 주목받게 되었다. 게다가 유학생 관련 비자장사는 단순한 이민사기를 넘어 테러에 의한 국가안보 이슈로 연결되어 있다. ‘유학생’은 테러리스트들이 가장 애용하는 위장 신분이기 때문이다.
이번 적발은 이민당국이 최근 대폭 강화하고 있는 이민사기단속의 일환이다. 단발성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의미다. 어학원 처벌도 강화될 것이고 등록학생들 구제도 한층 까다로워 질 것이다. 업주와 고객 모두 ‘비자장사’에서 발을 뺄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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