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직후 남한으로 귀순한 북한 공군 조종사 노금석(미국명 켄 로) 대위의 탈출기가 영문판으로 나온다.
‘위대한 수령과 전투기 조종사(The Great Leader and The Fighter Pilot)’란 제목의 이 책은 미국의 전직 언론인 블레인 하든이 지은 것으로 이달 15일 정식 출판된다.
워싱턴포스트(WP) 동아시아 특파원을 지냈던 블레인 하든은 탈북자 신동혁씨의 자서전 ‘14호 수용소 탈출’을 집필했던 인물. 2012년 출간된 신동혁씨의 자서전을 읽은 올해 83세의 노 대위가 작가에게 직접 연락해오면서 60여년의 시간차를 둔 두 젊은이의 북한 탈출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이 책은 북한정권 수립에 성공한 김일성과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모험을 감행한 젊은 공군 조종사가 어떻게 각자 자신의 꿈을 좇아가는지를 대조적으로 보여주면서 3대로 이어지는 북한 김씨 일가 독재 체제의 모순과 실상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과거 김일성 체제에 대한 실상을 이 책을 통해 적나라하게 들여다보면서 현재 김정은 체제의 북한 실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노 대위는 한국전쟁이 휴전된지 56일만인 1953년 9월21일 소련제 미그(MIG) 15기를 몰고 귀순했다. 평양 동북쪽 순안비행장을 이륙해 북한의 살벌한 감시를 뚫고 휴전선 상공을 넘어왔고 미 제5공군은 귀순 3일만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장에는 5년 전 월남해 부산피난민수용소를 전전하던 노 대위의 어머니가 등장해 모자의 극적 상봉도 이뤄졌다.
노 대위에 앞서 같은 해 3월6일 폴란드 공군 중위가 소련제 제트기를 몰고 노르웨이로 탈출한 적은 있지만 최신형 미그 15기를 몰고 유엔군에 투항한 것을 노 대위가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당시 미군보다 뛰어난 전투기로 제공권을 장악했던 소련군에 맞어 미군이 미그기를 연구할 기회를 갖게 됐다.
노 대위는 귀순 후 유학길에 올라 델라웨어 대학을 졸업하고 미 군수업체에서 항공 기술자로 근무하다 최근 은퇴해 현재 플로리다 데이토나 비치에 거주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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