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이모네 여관에 와
이 주일씩 머물던 프랑스 여자
긴긴 7월의 저녁, 그녀는
나와 동생을 보트에 태우고
드넓은 호수 한 가운데로 노를 저어갔었지.
하늘과 호수를 한 폭의 장엄한 불로 물들이며
우리를 감싸 안던 붉은 풍경
엄마가 돌아가신 바로 다음 해였지
노 젓는 소리와 달콤한 노래 소리
그녀가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우리는
‘Blue Moon’과 ‘Deep Purple’을 사랑하게 되었지
그녀는 노를 젓고 우리는 노래했었지
어디서 왔는지, 왜 혼자인지 묻지도 않고
아름다운 정경 속으로
그녀가 기꺼이 노를 저어 주었으므로
우리는 그저 즐거울 뿐이었지.
/ Patricia Fargnoli (전 뉴햄프셔 계관시인) ‘손님’ 전문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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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깊은 곳에는 아름다움이 있다. 어머니를 잃은 아이들에게 다가와 노래를 불러주던 프랑스 여자. 어디서, 왜 왔는지도 모르는 그 여자와 함께 아이들은 웅대한 자연 속에서 생의 아주 신비한 곳을 보았던 것이리라. 삶은 슬프고도 아름답다는 것. 만남은 일시적이며 또 영원하다는 것. 이제 나이가 든 아이, 홀로 여행하던 여인을 애잔히 기억한다. 만일 슬픔이 없다면 인연은 깊어지지 않으리란 생각이 스친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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