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흔히 인생에 비유된다. 보통은 강한 팀이 승리를 거두지만 약체의 반란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또 정신력이 승부를 크게 좌우하는 것도 인생을 닮아있다. 그러나 실력이 있다고, 또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운칠기삼’이라는 말도 있듯이 인생 승부와 스포츠 경기에서 이기려면 얼마간의 행운도 뒤따라줘야 한다.
마지막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는 누가 승자가 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전설적 야구 포수 요기 베라는 지금도 자주 회자되는 “끝날 때 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명언을 남겼다.
올 NFL 플레이오프는 더할 수 없이 극적인 승부들을 통해 이런 교훈을 다시 한 번 깨우쳐줬다. 이미 결정된 듯싶었던 승부가 뒤바뀌며 희비는 더욱 큰 폭으로 엇갈렸다. 지난 1월18일 시애틀 시혹스와 그린베이 패커스 간의 NFC 챔피언 결정전이 그랬고 2월1일 시혹스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간의 수퍼보울 역시 ‘끝날 때 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다.
NFC 챔피언 결정전에서 19대7로 뒤지던 시혹스는 4쿼터 5분 남긴 상황에서 상대에 인터셉트를 허용했다. 누가 봐도 승부는 물 건너간 것처럼 보였다. 패커스에 내기를 걸었던 터라 “다 이겼구나” 생각하고 잠깐 볼일 보러 밖에 나갔다 들어왔더니 이게 웬일, 28대22 시혹스 승리로 뒤집혀 있는 것이 아닌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풀어간 시혹스의 정신력과 약간의 행운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중계진의 설명을 들으니 NFL 클래식으로 남을 만한 승부였다는 것이다.
2월1일 수퍼보울 역시 NFL 클래식이 될 만한 명승부였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는 시혹스의 극적인 승리가 또 한 번 재연되는 분위기였다. 시혹스는 28대24로 뒤진 경기 종료 26초전 패트리어츠 3야드 지점까지 진출했다. 3차례의 공격권이 남아 있는 상황. 누가 봐도 시혹스의 승리로 기울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모두가 러닝플레이를 예상하고 있을 때 시혹스는 패싱을 했으며 이 공을 패트리어츠 수비진이 인터셉트 한 것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올 NFL 챔피언을 가른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Don’t Give up’ 멘탈리티였다. 행운이란 것도 이런 멘탈리티가 뒷받침 될 때 뒤따르게 된다는 것을 잇단 명승부들은 입증해 주었다.
점차 많은 심리학자들이 자아실현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것이 AQ(adversity quotient), 즉 역경지수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 가를 나타내는 지수이다. 역경지수는 사람에 따라, 그리고 민족에 따라 다르다. 스포츠 팀 역시 누가 리더인가에 따라 역경지수가 결정된다.
이 지수가 높은 사람, 팀, 민족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폴 스톨츠의 표현을 빌린다면 ‘퀴터’(Quitter)가 아니라 ‘클라이머’(Climber)이다. 올 수퍼보울에서 맞붙어 명승부를 펼친 패트리어츠와 시혹스는 어느 팀들보다도 실력과 멘탈리티가 뛰어난 클라이머들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