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향해 폭설 속을 흔들리며 달려오는
오래된 노란 전차에게 얼마를 지불 하겠소?
계단 세 개를 올라가 시린 창가에 자리를 발견하던
그 순간의 기쁨에는 얼마를 지불하겠소?
오, 책 한 뭉치를 받아들고 도서관 앞
얼어붙은 길을 걸어 내려가는 일에는 또 얼마를 지불하겠소?
지난날처럼 명징하고 단순한 꿈을 꾸기 위해서 당신은 그럼
얼마를 지불하겠소, 어둠 깊어지는 하오, 낡고
상처 난 테이블에서?
/ 제랄드 스턴(1925- ) ‘시에서 깨어나는’ 전문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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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저물어가는 하오, 낡은 테이블에 앉아 있다. 그는 그를 도서관으로 데려다주던 노란전차와 눈발과 책과 빙판길을 기억한다. 때 묻지 않아 빛나던 꿈을 기억한다. 그 꿈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그런데 그 명징하던 꿈은 어디로 갔는가. 어둠 속에서 시는 더욱 깊은 시의 내면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시들어가는 시간을 고요히 다시 타오르게 하는 힘, 상실의 내부에서 빛을 발하는, 시는 혹시 우리가 잃었던 바로 그 빛나는 영혼이 아닌가.
<임혜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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