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다양하다. 한살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사람들에겐 씁쓸한 기간이기도 하고 하루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에겐 더 자주 왔으면 하는 그런 날들이다.
새해 첫날은 삶에 변화가 필요한 사람들에겐 변환점으로 삼기 좋은 날이기도 하고, 또 변화를 느끼지도 필요로 하지도 못할 정도로 일에 치인 사람들이겐 아무런 의미 없는 날일 수도 있다. 1월은 새로운 다짐들로 희망찬 달이기도 하지만 ‘작심삼일’이라는 말의 뜻을 다시금 느끼며 멋쩍게 웃고 1월의 다짐들을 2월로 미루기도 한다.
일직선으로 흐르는 시간의 공간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실 ‘새로운’ 해라는 것이 의미가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12월31일의 어제와 1월1일의 오늘은 사실 임의의 날짜인 7월28일의 어제와 7일29일의 오늘과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12월 31일에서 1월1일로 넘어가는 그 순간을 7월28일에서 7월29일로 넘어가는 그 시간보다는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휴대폰 화면의 시계가 1월1일로 바뀌는 순간 ‘지난해’가 되어버린 몇 분 전의 ‘올해’를 기억하며 새롭게 다가온, 몇 분 전의 ‘내년’ 에서 ‘올해’가 되어버린 해에게 희망을 품는다.
나도 새해의 새로움에 큰 의미를 둔다. 12월의 끝자락엔 ‘벌써 한 해가 갔구나…’ 하고 씁쓸해 하기도 하며 새로 다가올 ‘현재’가 될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부푼다. 새로운 해에는 내 자신도 변할 것 같은 마음을 품고 말이다. 하지만 매년 실행해왔던 나만의 ‘새해 다짐 쓰기’ 행사가 나를 위한 것이 아닌 오히려 나에게 해로운 일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매년 1월의 나는 새로운 다이어리를 사고 ‘새로운 나’를 위해 수많은 다짐들과 목표들을 늘어놓는다. 마치 작년의 나는 볼품없었던 것 마냥. 매년 새해 첫날에 “이러한 사람이 되자”라는 글을 쓰며 지난날의 나를 억지로 지워버리려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단순히 새로운 해를 변환점으로 맞이해서 생각해 왔던 계획들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매년 새해 첫날에 나는 이제 과거가 되어버린 몇 분 전의 ‘올해’ 또는 ‘현재’의 나를 저 찢겨버린 달력의 한 장과 함께 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올해 1월1일에는 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또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닌 정말 내 자신을 위한 목표들을 적어봤다. 분명 멋있지만 내 성격에 맞지 않은 행동들을 실행하겠다고 무리하게 다짐하거나 새로운 인격체가 되겠다는 둥 허무맹랑한 목표들은 더 이상 쓰지 않는다.
지난해의 내 모습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지난 일 년 동안 나는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였는지 생각해본다. 다양한 사람들과 환경에 영향 받은 내 모습을 받아들인 후, 새로운 해에는 어떻게 또 성장할지 기대해보고 또 내 자신에게 응원의 말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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